윤석열, 선대위 연쇄 담판…김종인 “기구만 만들면 되나” 이견 노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7일 오전 천안함 유족 등을 면담하기 위해 당사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의 20대 대선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구성이 연쇄 담판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윤석열 대선 후보가 선대위 큰 틀을 짠 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주축이 될 인사들을 직접 접촉하며 최종 명단 작성에 돌입했다.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등 외연확장을 위한 영입작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선대위 인선 면면으로 ‘윤석열호’의 대선 밑그림이 1차 평가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17일 오후 김 전 위원장과 비공개로 만나 선대위 구성안을 논의했다고 윤 후보측은 밝혔다. 윤 후보측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구성과 조직에 대해 대체적인 의견 일치를 보았고 중요 직책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당초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이준석 대표와 만나 막판 조율 작업을 할 계획이었지만, 김 전 위원장 회동 일정이 잡히면서 취소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관련) 이견은 없는 상태이고 모임 자체는 다음 번에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회동에선 선대위 구성 전반과 관련해 상당한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 수석대변인은 “후보의 인선 방안에 대해서 큰 이견은 없었다”면서도 “김 전 위원장이 생각하는 정책 방향을 뒷받침할 새로운 조직 필요성에 공감해 준비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대표도 “다른 당에 기준하는 1차 인선 수준은 다 된 거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18일 이 대표와 윤 후보간 신경전이 벌어졌던 사무총장직을 권성동 의원에게 맡기는 인선안을 발표하고, 다음주 중반 1차 선대위 인선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 전 위원장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하는 선대위 핵심 보직 인선이 담긴 인선안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고, 보수 정치권의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공동선대위원장단에 포진할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나경원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또다른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과의 접촉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윤 후보는 공개일정을 최소화하면서 영입전에 나서고 있다. 호남 출신 민주당계 인물들 영입 움직임이 특히 두드러진다. 윤 후보는 전날 원 전 지사와 나 전 의원와 함께 ‘호남 무소속’인 이용호 의원을 연쇄접촉했다. 김한길 전 대표 영입에도 나섰다. 외연확장을 위한 ‘국민통합위원회’를 설치하면서, 김 전 대표에게 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표측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제안을 받은 것은 맞고 수락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선대위 최종 구성을 두고 김 전 위원장과의 온도차도 노출됐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와의 회동을 부인하면서 국민통합위에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통합을 실질적으로 하려면 내용이 있어야지 기구를 만들고 몇 사람 들어간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며 “국민들에게 빈축만 사지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전날 윤 후보에게 선대위 합류를 제안받은 이용호 의원은 이날 서울 종로구 김 전 위원장 사무실을 찾아 면담했다. 이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거취는 숙고중이고 어디든 열려있다”며 “늦어도 다음달 초에 결정할까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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