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의 한줄 댓글…‘홍카콜라’와 ‘라떼는’ 사이

유설희 기자
홍준표 의원이 지난 지난 14일 공개한 청년 플랫폼 ‘청년의꿈’ 캡처.

홍준표 의원이 지난 지난 14일 공개한 청년 플랫폼 ‘청년의꿈’ 캡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개설한 청년 플랫폼에 청년들이 올린 질문에 적극 답변을 남기며 ‘댓글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 지지를 몰아 준 2030세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장인 동시에, ‘홍준표식 화법’의 명암도 도드라지는 장이 되고 있다.

17일 청년 플랫폼 ‘청년의꿈’의 ‘청문홍답’(청년의 물음에 홍준표가 답한다는 뜻) 코너를 보면, 홍 의원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271개의 질문에 ‘준표형’이라는 아이디로 일일이 한줄 댓글을 달았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과 하태경(의원)이 물에 빠지면 누구부터 구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수영 못해요”라고 답하는 등 ‘홍카콜라’라는 별명처럼 직설적이고 유머러스한 댓글들이 눈에 띄었다.

‘문제적 답변’도 적지 않았다. 홍 의원은 한 청년이 퀴어 페레이드에서 집회 참석자가 신체 노출한 사진을 첨부하면서 ‘서울 시청 등 주요 도심에서 노출이 과한 옷을 입고 동성애 행사를 하는 것에 대해 선정성 논란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느냐’고 묻자 “더럽다”고 답했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발언으로 읽힌다.

주거 문제로 결혼을 고민하는 20대에게는 청년세대 고민에 깊이 공감하지 못하는 듯한 답변을 올렸다. 홍 의원은 자신을 20대 중반이라고 소개한 청년이 ‘결혼하고 싶지만 주거, 사교육비로 고민된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전날 “주거문제, 사교육비 문제로 결혼을 미루거나 회피하는 건 비겁한 일”이라는 답을 올렸다. 홍 의원은 “저는 아내와 단칸 셋방에서 인생을 출발했다. 세상사는 끝없는 도전”이라고도 했다. 실질적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라떼는 말이야(기성세대가 자주 쓰는 ‘나때는 말이야’를 풍자하는 표현)’ 식의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홍 의원은 지난 5일 경선에서 최종 패배한 이후 공개행보를 자제하면서 당 선거대책위원회 합류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다만 ‘청년의꿈’을 통해선 정치 현안에 역시 ‘한 줄 댓글’로 입장을 밝히는 중이다. 그는 “만약 윤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율이 급격하게 떨어져서 제3지대가 치고 올라온다면 움직일 것이냐”는 청년의 질문에 “그래도 당을 지킨다”고 20·30대를 결집한 창당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탄핵 여론에 대한 질문에는 “이준석(대표를) 내치면 대선은 진다”고 했다.

윤 후보에 대해선 비판적 입장을 유지했다. 홍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나이에 누구처럼 몸값 흥정하는 사람은 아니다”라며 “지난 경선 흥행으로 이미 제 역할은 다했다고 거듭 말씀드린다”고 적었다. 그는 “평당원으로 백의종군하기로 했으니 더이상 논쟁은 없었으면 한다. 청년의 꿈에 매진하겠다”면서 선대위 합류에 선을 그었다. 홍 의원은 ‘청년의꿈’에 올라온 ‘윤 후보의 잇따른 실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대한민국만 불행해진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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