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특검 수용’ 이재명에 “꼼수 걱정”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8일 오전 SBS D 포럼 ‘5천만의 소리, 지휘자를 찾습니다’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마포구 SBS 프리즘타워로 들어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야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특검 수용’ 발언과 관련해 맹공에 나섰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이후 지지율이 떨어지자 내몰리듯 특검 수용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각종 의혹과 엮어 ‘물귀신 작전’을 구사하는 전략 등으로 특검을 미룰 수도 있다면서 조속한 특검 협상을 재차 요구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SBS D포럼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가 특검을 받아야 선거를 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보통 사건이 아니지 않느냐. 특정인들에게 1조 원에 가까운 이익이 돌아갔기 때문에 국민적 의혹이 생겼다”면서 “국민 대다수가 특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특검을 받지 않고 선거를 할 수 있겠는가. 어차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이런저런 조건들, 고발사주의혹, 부산저축은행 수사도 같이 가자고 하는데, 범죄사실이 특정 안 되는 것까지 특검하자는 건 (특검) 취지에도 안 맞지만 특검을 회피하려는 물귀신 작전”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본인 관련 사건은) 공수처에서 수사하고 있고, 다른 부분도 만약 저한테 무슨 비리가 있다고 했으면 특검을 안 해도 벌써 (검찰에서) 수사했다. 안 하고 왜 놔뒀겠느냐”며 “쌍(특검)으로 가겠다면 가져가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과도하게 조건을 내세워 물귀신 작전을 하면 특검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라며 “특검도 수사대상을 집중해야 수사가 되는 데 몇 개씩 집어넣어 물타기를 한다면 특검이 아니라 말장난”이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의 이날 발언은 이 후보가 ‘특검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나왔다. 이 후보는 이날 공개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으면 제 문제를 포함해 자꾸 의심하니 깨끗하게 터는 차원에서라도 특검을 요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이 후보가 입으로는 예외 없는 특검을 말하고 피할 생각이 없다고 하지만, 특검법 협상을 위한 여야 원내 회동은 거부하고 있다”며 조속한 특검 수용을 요구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가 속절없이 벌어지는 지지율 격차를 직면하고서야 어쩔 수 없이 떠밀리듯 특검 수용 의사를 밝혔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명확히 특검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또 어떤 꼼수가 뒤에 숨어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특검 구성을 늦출 수도 있고, 특검 수사 대상을 물타기할 수도 있다”며 “이 후보의 특검 수용 의사가 진실하다면, 민주당은 지금 즉시 조건 없는 특검 협상에 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