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탄희 선대위직 사퇴, 혁신위 구성 시동…위기의 민주당, 내부 재정비 ‘고삐’

김상범·탁지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지난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정당쇄신·정치개혁’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지난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정당쇄신·정치개혁’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선거대책위원회 조직 정비를 위한 잰걸음을 걷고 있다. 이재명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꾸린 매머드급 선대위가 비효율·소통 부재 등으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안팎의 진단이 빗발치면서다. 일부 초선의원들은 18일 “현장으로 들어가겠다”며 선대위 직책을 던졌고 당 지도부는 혁신위원회 설치 카드를 매만지고 있다. ‘별동대’ 신설 가능성도 오르내린다. 이 후보 확정 이후 줄곧 야당 후보에게 지지율이 뒤처지고 있는 민주당이 ‘극약 처방’ 수준의 내부 쇄신 없이는 판을 뒤집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짙게 깔렸다.

선대위 쇄신의 첫 신호탄은 이날 이탄희 의원이 쏘아올렸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선대위에 현장성·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을 전면배치하고, 나머지 의원들은 지역과 현장으로 가서 시민들을 직접 만나야 한다”며 “저부터 먼저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선대위 내 ‘너목들위원회(너의목소리를들으러가는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정당쇄신·정치개혁 의원모임 의원들은 지난 15일 “20대 대선을 준비하고 있는 당 선대위가 국회의원, 선수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 이후 조직 개선 움직임이 더디자 이 의원이 직책에서 물러나는 ‘충격 요법’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해당 모임 소속인 황운하 의원도 이날 통화에서 “저도 선대위 안전사회만들기위원회 위원장 직을 내려놓고 백의종군 할 생각”이라며 “초선들부터 먼저 행동을 보여주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고용진 당 수석대변인은 “당에서 초선의원들의 충정을 받아들여 혁신위를 구성해 변하겠다는 의지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이 의원 등 정당쇄신·정치개혁 의원모임 의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장성 회복, 조직 개편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이 후보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가 국민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할 만큼 신속하고 기민하게 성과 있게 활동하는지에 대해 많은 분이 의구심을 갖게 된 것 같다”며 “해결 방향을 놓고 여러 의견이 분출하는 상태에서 저로서는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 등의 행보에는 대선을 앞둔 민주당의 절박함이 녹아 있다는 평가다. 이 후보 확정 이후 다양한 계파를 포섭한 용광로 조직을 꾸렸지만 지난 한달여 간 선대위는 내부 손발이 맞지 않아 행동력이 떨어지고 역동성도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여권 내 전략통인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도 전날 “의사결정 구조를 못 갖춘 비효율적 체계로 전문성 중심 전진배치가 아닌 선수 중심 캠프 안배”라고 꼬집었다. “이재명 혼자 뛰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인 김민석 의원은 이날 SNS에 “민심은 민주당 선대위를 보고 안이한 자리나눔이라고 생각한다. 원팀을 넘어 백의종군의 헌신을 요구한다”고 적었다.

이 후보를 가까이서 보좌할 별동대 구성 가능성도 오르내린다. 이 후보는 이날 공개된 뉴스1 인터뷰에서 “(선대위가)각자의 책임과 역할을 정하는 것이 아직 덜 끝났다”며 “(정비 이후) 각자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다 보면 ‘별동대’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와 예전부터 가까웠던 측근 그룹은 본경선 이후 2선으로 물러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선대위가 각종 돌발상황에 대응하는 기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경선 이전부터 이 후보를 도왔던 경기도·성남시 그룹이나 현역 의원들로 이뤄진 ‘7인회’ 등이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7인회 소속 한 의원은 통화에서 “지금 선대위 체제에서 역동성·기동성·효율성이 담보된다고 한다면 굳이 별도의 조직이 필요 없다”면서도 “그런데 그게 안 되면 별도 조직을 구성할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컨트롤타워 부재 상황을 해소하려는 움직임도 진행중이다. 이 후보는 전날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은 이해찬 전 대표와 비공개로 회동하면서 선대위 쇄신 방향과 정책·공약 등을 의논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선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총괄선거대책위원장직을 맡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주당 내에서도 전국 선거를 다수 지휘해 본 이해찬 전 대표의 재등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다. 이 후보는 다른 상임고문인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와의 만남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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