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윤석열 노 룩(no look)” 비판…이면에는? ‘이vs윤 맞대결 구도’ 전략

김상범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국회사진기자단·경향신문 자료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국회사진기자단·경향신문 자료사진

국민의힘이 선거대책위원회를 띄우며 선거운동에 본격 돌입하자 더불어민주당은 7일 일제히 “윤석열이 안 보인다”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이준석 당대표 등에게 가려진 윤석열 대선 후보의 ‘존재감 없음’을 부각하는 전략으로, 윤 후보를 전면에 불러내 이 후보와의 1대1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계산이 엿보인다. 대선을 3개월 앞둔 시점에 서둘러 이 후보의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급함도 읽힌다. 이른바 ‘킹메이커’로 불리는 김종인 위원장의 ‘원톱 체제’를 두고도 민주당은 평가 절하와 긴장감이 교차하는 등 복잡한 속내다.

민주당에서는 이날 윤석열 선대위에 대한 견제성 발언이 잇따라 나왔다. 선대위 공동상황실장인 조응천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아무리 봐도 이게 이재명 대 윤석열의 대결이 아니고 이재명 대 김종인의 대결로밖에 안 보인다”라며 “윤석열 노룩(no look·안 보임)이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 후보를 중심으로 한 친정 체제를 구축한 것과 달리, 국민의힘은 윤석열·김종인·이준석의 ‘3각 편대’로 짜여져 상대적으로 후보의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선대위 정무실장인 윤건영 의원도 MBC 라디오에서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이 온존한 상태에서는 그들이 주도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정치 경험이 짧은 윤 후보가 측근 정치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윤 후보의 존재감 및 정치력 부족을 집중 타격하는 데에는 선거전을 ‘이재명 대 윤석열’ 구도로 끌고가야 한다는 구상이 깔려 있다. 이를 위해서는 윤 후보가 김종인·이준석 등 선대위 인사들과 핵심관계자 등으로 이뤄진 ‘인의 장막’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 후보가 줄곧 윤 후보를 향해 1대1 정책토론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광역단체장을 지내 본 이 후보로서는 토론에서 윤 후보를 압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읽힌다.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인 박용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윤 후보의 토론 실력을 두고 “축구로 치면 빗장수비, 권투로 치면 클린치 작전”이라며 “실력도 없는 사람이 무조건 빗장수비 한다고 질질 끌면 그거를 침대축구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이날 ‘윤석열 일가 부정부패 국민검증특위’와 ‘윤석열 은폐수사 및 50억클럽 진상규명 특위’ 회의도 각각 열어 윤 후보의 가족 비리의혹 등을 맹공하기도 했다.

다만 윤석열 선대위를 향한 민주당의 이 같은 비판에는 서둘러 본선 구도를 1대1 구도로 만들어야 한다는 조급함도 읽힌다는 평가다. 김종인 위원장이 국민의힘 선대위에 ‘원톱’으로 합류한 것을 두고도 민주당은 복잡한 심경이다. 표면적으로는 “상이 엎어질 것 같으니 끝자락이라도 잡고 있어야 되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윤건영 의원)는 평가절하가 나온다. 복기왕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피부과 전문의 함익병씨의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낙마 사실을 언급하며 “함씨를 추천한 장본인은 김 위원장”며 “김 위원장의 오랜 정치 경륜과 안목을 의심하게 한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중도층 공략과 판세 분석에 탁월한 능력을 갖춘 김 위원장이 지난 4·7 재·보궐선거에 이어 또다시 야권 총사령탑을 맡은 데 위기의식을 느끼는 시선도 일부 있다. 민주당의 한 서울 지역구 의원은 “판을 잘 읽고 기본적으로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아는 사람”이라며 “정치 혁신, 경제·민생개혁 등의 콘텐츠를 (3개월 안에)충분히 내놓을 수 있고 민주당도 그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도 “김 위원장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지만, 중도층에게는 국민의힘이 마냥 ‘수구 꼴통’이 아닌 경제민주화나 약자들을 위한 행보를 한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Today`s HOT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연기 내뿜는 우크라 아파트 인도 44일 총선 시작 주유엔 대사와 회담하는 기시다 총리 뼈대만 남은 덴마크 옛 증권거래소
수상 생존 훈련하는 대만 공군 장병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불법 집회
폭우로 침수된 두바이 거리 인도네시아 루앙 화산 폭발
인도 라마 나바미 축제 한화 류현진 100승 도전 전통 의상 입은 야지디 소녀들 시드니 쇼핑몰에 붙어있는 검은 리본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