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박수 받으며 이준석과 평택 화재 소방관 빈소로

문광호·김태희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저녁 의원총회가 끝난 뒤 이준석 대표가 직접 운전하는 차를 타고 평택 소방관 빈소로 향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저녁 의원총회가 끝난 뒤 이준석 대표가 직접 운전하는 차를 타고 평택 소방관 빈소로 향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갈등을 봉합한 6일 두 사람의 첫 행선지는 경기 평택시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 3인의 빈소였다. 두 사람이 동행을 결정하고 함께 차를 타고 출발하는 자리는 웃음과 환호, 박수로 가득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예산결산위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후보께 공개적으로 제안을 드리겠다”며 “후보가 의원총회 직후 평택에 가는 일정이 있는 걸로 안다. 제가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택시 운전 자격증을 가진 사람으로서 후보를 손님으로 모셔도 되겠나”라고 말했다. 이에 윤 후보는 일어나 박수를 친 뒤 화답의 의미로 엄지를 치켜세웠다. 두 사람의 화해하는 모습에 의원들은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두 사람은 의원총회 직후 곧바로 평택으로 향하는 차에 탑승했다. 이 대표의 제안대로 이 대표가 운전석을 잡았고 윤 후보가 조수석, 김기현 원내대표와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이 뒷좌석에 앉았다. 이들은 취재진이 사진을 찍는 것을 기다린 뒤 출발했다. 일부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윤 후보와 이 대표를 전송하며 박수를 치고 “잘 다녀오십시오”라고 크게 외치기도 했다.

빈소로 향하는 차 안에서는 선거전략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차가 출발한 뒤 공지문에서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전기차 아이오닉5를 운전하는 이 대표 안내로 곧 목적지에 도착할 예정”이라며 “한시간여 운행 동안 지난 2주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참신한 선거 전략이 논의됐다는 후문이다. 사실상 움직이는 선거대책본부였던 셈”이라고 전했다. 다만 해당 공지문은 5분이 지나지 않아 삭제됐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10시께 빈소에 도착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유족들에게 뭐라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다”며 “이런 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사고 원인을 잘 파악해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희생이 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따로 발언을 하지 않았다.

윤 후보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마음이 무너진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순직하신 소방영웅들의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했다.

한편 윤 후보와 이 대표가 박수를 받으며 출발한 오후 8시40분쯤 화재로 숨진 소방관들의 빈소가 마련된 평택 제일장례식장 3층은 침통한 분위기였다. 이날 오후 5시 빈소가 마련된 이후로 줄곧 유족들의 울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특실에는 이형석 소방위(50), 301호에는 박수동 소방교(31), 302호에는 조우찬 소방사(25)의 빈소가 차려졌다. 전날 밤 발생한 화재가 이날 오전 7시쯤 잡혔다가 2시간 만에 재발화하며 큰불로 번지는 과정에서 참변이 벌어졌다. 가연성 물질이 많은 공사 현장에서 불을 끄던 소방관들이 급격히 퍼지는 화염과 구조물 붕괴 때문에 빠져나오지 못한 것이다. 빈소를 찾은 한 유족은 침통한 표정으로 서 있다가 “우리 아이가 어떻게 죽었는지 알고 싶다. 아이의 얼굴이 보고 싶다”고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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