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통화녹음' 추가공개···"김건희, '조국 가만히 있으면 구속 안하려 했다'"읽음

유정인 기자

김씨 선거캠프 관여 의심 정황 등 추가 공개

국민의힘 “사적 대화 공개 서울의소리에 소송”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지난 달 2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지난 달 2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코바나컨텐츠 대표)의 ‘7시간 통화녹음’ 파일에는 윤 후보의 대통령 선거 출마 전후 행보에 대한 김씨 발언이 다수 포함됐다. 주요 국면마다 ‘윤석열의 선택’의 배경을 파악할 수 있는 내용이 일부 담겼다. 윤 후보의 검찰총장 재직기 검찰 수사의 내막, 김씨가 선거캠프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 ‘미투(Me too, 나도 고발한다)’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담긴 발언도 17일 추가로 공개됐다. 국민의힘은 사담·견해라며 추가 발언 공개에 대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했다.

유튜브채널 ‘서울의소리’가 이날 공개한 통화녹음 편집본을 보면 김씨는 지난해 11월 해당 매체 기자 이모씨와 통화하면서 “(여권 인사들이) 가만히 있었으면 조국, 정경심도 그냥 좀 가만히 있고 그냥 구속 안되고 넘어갈 수 있었거든. 조용히만 좀 넘어가면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라고 말했다. “조국이 어떻게 보면 좀 불쌍한 거지”라고도 했다.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김씨가 검찰총장이었나. 윤 당시 검찰총장이 김씨와 상의했다거나 그럴 의향을 내비쳐 그런 얘기를 했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전체 통화 녹음파일을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 제공했지만 전날 방송에서 이 부분이 편집돼 추가로 공개한다고 했다.

대법원에서 성폭행 혐의 유죄가 확정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한 미투를 두고 “지금 와서 미투라고 그러고” “어디 연애나 하겠어 남자들” 등 2차 가해 발언을 한 것도 추가로 나타났다. 김씨는 같은날 통화에서 “(안 전 지사를) 대통령 후보에서 아예 잘라버리려고 ‘문빠’(문재인 대통령 열성지지자)에서 죽인 거지. 보수에서 죽인 게 아니라 자기들 리그에서 싸워서 내친 거야”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후보의 선거 전략과 선거 조직을 꾸리는 데 김씨가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발언도 다수 드러났다. 한겨레가 입수한 통화 녹취 등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7월 이씨와 통화하면서 “캠프로 오지 말고. 사무실 와서 그런 거 움직이는 사람들 있을 거 아니에요. 우리 오빠라든가, 몇 명 있어요. 여기서 지시하면 다 캠프를 조직하니까”라며 선거전략 강의를 요청했다. 김씨가 경선 캠프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데 관여한 것으로 비치는 발언이다. 이씨는 다음달 김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강연한 후 105만원을 건네 받았다. 김씨는 9월 통화에선 이씨에게 “(동생이) 옛날에 국정원, 국정원처럼 몰래 해서 알아오고 그런 거 잘한다니까”라며 캠프의 정보 파트를 맡아달라 제안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저도 정치를 처음 해보다보니 정치권에 있는 분들을 잘 몰라서 여러 분들에 추천에 의해 오고 있는 마당에 제 처가 여의도 정치권에 누구를 알아서 (영입을) 하겠나. 그런 사실 자체를 들은 사실도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검찰총장 재직기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는 “우리 남편이 한 적이 없는데 정치공작 하는 거”라며 “유승민 쪽하고 홍준표 쪽하고 공작을 하지 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전날 언론에 공개한 ‘반론보도 요청서’에서 미투 관련 발언에 “권력이나 지위를 이용하여 성을 착취한 일부 여권·진보 인사들을 비판하고 이씨의 발언에 호응해 주는 과정에서 매우 부적절한 말을 하게 됐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했다. 캠프 비선 가동 의혹을 두고는 “윤 후보의 정치 행보에 관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선거캠프 일에 관여하지 않았다. 여느 부부나 마찬가지로 일상적인 수준의 대화를 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최지현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인터뷰 취재’가 아닌 ‘사적 대화’라는 사실이 명확해졌는데도 서울의소리 등은 MBC가 보도하지 않은 부분까지 녹음파일을 함부로 공개하고 있다”면서 “양자 간 대화를 몰래 녹음해 유포한 행위는 손해배상청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인 만큼 법원의 방송금지가처분 결정 취지를 무시하고 추가로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민사소송을 즉시 제기하겠다”고 했다.


경향티비 배너
Today`s HOT
한 컷에 담긴 화산 분출과 오로라 바이든 자금모금행사에 등장한 오바마 미국 묻지마 칼부림 희생자 추모 행사 황사로 뿌옇게 변한 네이멍구 거리
이강인·손흥민 합작골로 태국 3-0 완승 젖소 복장으로 시위하는 동물보호단체 회원
모스크바 테러 희생자 애도하는 시민들 독일 고속도로에서 전복된 버스
코코넛 따는 원숭이 노동 착취 반대 시위 불덩이 터지는 가자지구 라파 크로아티아에 전시된 초대형 부활절 달걀 아르헨티나 성모 기리는 종교 행렬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