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교육장관 후보직 사퇴···해명 않겠다, 모두 제 불찰”읽음

문광호 기자
‘온가족 장학금’ 혜택에 이어 제자논문 표절 의혹을 받는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 앞에서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온가족 장학금’ 혜택에 이어 제자논문 표절 의혹을 받는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 앞에서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자진 사퇴를 표명했다. 지난달 13일 후보자로 지명된 지 20일 만이자,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후보자의 첫 낙마 사례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9시30분 한국교육시설안전원 1층 현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마지막 봉사를 통해 돌려드리고 싶었지만 많이 부족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어떤 해명도 하지 않겠다. 모두 저의 불찰이고 잘못”이라며 “저를 믿고 중책을 맡겨주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께 죄송한 마음 가눌 길이 없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멀리서나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사과와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김 후보자는 퇴장하며 기자들을 향해 “오늘 일절 질의응답을 받지 않기로 했다”며 “지나가는 길에 마지막 품격을 지킬 수 있도록 협조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의 자진 사퇴는 오는 6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각종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여론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2015년 한국외국어대 총장 시절 ‘금수저 학부모’ 전수조사, 법인카드 부당 사용 논란이 제기됐다. 또 자신이 풀브라이트재단 장학금을 받은 것을 계기로 2012년 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한국 풀브라이트 동문회장을 역임했는데, 같은 기간인 2014부터 2016년에 딸이 1억원에 달하는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수령해 ‘아빠 찬스’ 논란이 일었다. 김 후보자의 아들도 2016∼2018년 컬럼비아대 석사과정 당시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았다. 김 후보자 부인 또한 2004~2005년 미국 필라델피아 템플대에서 1년 동안 교환교수로 있으면서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았다. 한국풀브라이트 장학금은 자격기준 중 선호 대상자로 ‘해외에서 교육 및 연구 경험이 적은 지원자’를 명시해 해외 교육 경험이 많은 김 후보자의 가족이 선정된 것이 의심스럽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퇴 직전 김 후보자의 ‘방석집’ 논문 심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전날 MBC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제자의 박사학위논문의 최종 심사를 일명 ‘방석집’이라고 불리는 고급 음식점에서 접대를 받으면서 했다는 사실이 제자의 자서전을 통해 드러났다.

김 후보자는 윤 당선인이 야심차게 출범한 초대 내각의 첫 낙마자다. 윤 당선인이 내각 인선의 주요 잣대 중 하나로 공정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이같은 논란으로 김 후보자가 낙마한 것은 뼈아플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지난달 13일 2차 내각 인선을 발표하며 “김 후보자는 교육현장 풍부한 경험 바탕으로 교육정책 대해 개혁적인 목소리를 낸 교육자”라며 “자라나는 아이들과 청년에 대 공정한 교육의 기회와 교육 다양성을 설계해나갈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도 김 후보자의 사퇴 의사를 즉각 수용했다. 의혹 제기와 해명으로 시간을 끌기보다는 최대한 정부 출범에 맞춰 인선을 마무리 짓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선인측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김 후보자가 당선인에게 사퇴하겠다고 의사를 밝혔고 당선인도 그 자리에서 수용했다고 한다”며 “추가 인선도 이제 시작하고 있을 것이다. 정부 출범 전후로는 후보가 나와야 하지 않겠나”고 전했다. 검증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남은) 18명의 후보자들이 있기 때문에 총평을 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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