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노무현의 친구’로 돌아온 문재인···‘조용한 참배’ 후 방명록 글만 남겨읽음

박홍두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모제가 엄수되는 23일 문재인 전 대통령부부와 권양숙 여사가 행사장으로 이동하면서 시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모제가 엄수되는 23일 문재인 전 대통령부부와 권양숙 여사가 행사장으로 이동하면서 시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전 대통령이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3주기를 맞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았다. 2017년 5월 대통령 취임 직후 열린 추도식에 참석한 후 5년 만에 대통령에서 ‘노무현의 친구’로 돌아왔다. 지난 9일 퇴임 후 첫 공개 행보였다. 문 전 대통령은 공식 입장이나 발언을 내놓지 않은 채 조용히 추도만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일부 지지자들은 그의 봉하마을 방문을 열렬히 환영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쯤 김정숙 여사와 함께 봉하마을을 찾아 추도식에 참석했다. 문 전 대통령은 추도식 전 노 전 대통령 기념관으로 운영될 ‘깨어있는 시민 문화체험전시관’을 관람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머무는 사저로 이동해 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 인사들과 도시락 오찬을 했다. 이해찬 전 대표, 이낙연·문희상·정세균 상임고문 등 당 원로들과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야권 인사들도 함께 했다.

6·1지방선거를 앞둔 만큼 정치권에선 문 전 대통령이 이날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됐다. 일각에선 문 전 대통령이 민주당 지지층 결집을 위한 메시지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별다른 입장이나 발언을 하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추도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워낙 많은 분이 계셔서 사적인 대화를 나누긴 어려웠다. 일부러 사진도 하나 찍어주셨다”며 “여러 말씀을 함께 나눴는데, 공개할 만한 특별한 정치적 의미가 있는 말씀은 없었다”고 말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며 “선거 등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살고 있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최근 사저 주변에서 일부 극우·보수단체 사람들이 벌이는 ‘확성기 집회’로 인한 불편함에 대한 얘기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은 체험전시관 관람 이후 방명록에 ‘깨어있는 시민들이 당신의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라는 글을 썼다.

문 전 대통령은 자신을 기다리던 시민들에게 두 손을 모으거나 흔들면서 인사를 했다. 그는 시민들이 “사랑합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라고 외치며 박수를 치자 이들과 악수를 하거나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문 전 대통령은 추도식 참석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노무현 대통령님 13주기 추도식에 참석했습니다. 약속을 지켰습니다. 감회가 깊습니다. 아내는 연신 눈물을 훔쳤습니다. 그리운 세월이었습니다”라고 남겼다. 또 “‘우리는 늘 깨어있는 강물이 되어 결코 바다를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처럼.’ 함께 해주신 많은 시민들께 감사드립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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