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여당 포럼서 '쓴소리'···“대통령만 쳐다보는 집단 아닌가”

조미덥·정대연 기자

“대선 0.7%P 격차 의미 냉정히 파악해야”

“약자와의 동행 사라졌다” 비판

중국과 거리 둔 정부 방향에 대한 우려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대한민국 혁신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대한민국 혁신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다수 모인 강연 자리에서 “국민의힘은 원래 뿌리가 대통령 정당이었기 때문에 국민의힘에 소속된 많은 의원은 오로지 대통령만 쳐다보고서 사는 집단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모임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강연자로 나서 이같이 밝히고 “그러니까 정치적으로 크게 발전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뜻에 맞추려고만 하지 말고, 입법부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김 전 위원장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 결과를 냉정하게 보면, 10%포인트 이상 격차로 이길 것이라 예견했는데 왜 0.7%포인트밖에 안됐나, 이 의미를 국민의힘은 냉정하게 파악하고 무엇이 잘못됐나 냉정히 분석하고 대응하지 않으면, 2년 후 총선을 어찌할지 내가 볼 때 제대로 전망이 서지 않는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약자를 위한 정책에 소홀하고, 지나치게 반도체에만 집착해서 대응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는 “(내가 비대위원장이던 시절) 국민의힘은 약자와의 동행을 앞세웠다. 근데 최근에 약자와의 동행이 어디로 사라진지 모르게 슬그머니 없어졌다”며 “그러니 일반 국민들 사이에 ‘저 정당은 기득권 정당’이라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최근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사태 겪으면서 전세계 공급망 자체가 새롭게 재형성되는 과정이다. 이것에 우리가 순응하고 따라가기 위해서는 우리 경제의 무엇을 어떻게 혁신해야 하느냐 봐야 한다”면서 “최근 지나치게 특정 상품에 집착해서 얘기하는데 그런 사고 방식을 가지고는 본질적인 경제 혁신이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기서 특정 상품은 윤 대통령이 최근 반복해서 강조하는 ‘반도체’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27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모임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권성동 원내대표, 장제원 의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의원(앞줄 왼쪽부터)등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27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모임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권성동 원내대표, 장제원 의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의원(앞줄 왼쪽부터)등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김 전 위원장은 중국과 거리를 두고 미국과 밀착한 윤석열 정부 정책에 우려를 표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봉쇄 조치를 가하기 때문에 중국의 경제 개발이 더 이상 진척될 수 없을 것’이라는 세간의 전망을 언급한 후 “자본주의의 기본 생리상 이게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영국이 후발주자인 독일이나 미국이 따라오는 것을 두려워해 기술 봉쇄를 했지만 결국 추월당한 사례를 들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본질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 우리가 커다란 착오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현 정부의 물가 대응에 대해 “최근 인플레 현상이 심화하고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시장 경제를 이야기하면서 시장 경제의 본질을 건드리는 이야기를 서슴없이 하고 있다”면서 “그런 이율배반적인 정책을 해서는 절대로 효율도 가져올 수 없고, 바라는 혁신도 이뤄질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시장 경제의 본질을 건드리는 이야기’에 대해 한국전력의 전기요금을 예로 들며 “가격에 대한 간섭을 해서는 시장경제가 정상적으로 작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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