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사퇴…위태로운 ‘비대위 여당’

유설희 기자

“당 엄중 위기” 대표 직무대행 물러나…조수진·윤영석도 최고위원 사퇴

새 정부 출범 82일 만에 ‘초유의 사태’…비대위 전환 놓고 격랑 불가피

권성동 사퇴…위태로운 ‘비대위 여당’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사진)가 31일 직무대행직을 사퇴했다. 지난 29일 배현진 최고위원에 이어 조수진·윤영석 최고위원도 사퇴했다.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는 수순을 밟게 됐다. 여당이 윤석열 정부 출범 82일 만에 비대위를 출범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비대위 성격, 비대위원장 인선 등을 놓고 당은 더욱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권 대행은 오후 2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이 엄중한 위기에 직면했다. 국민의 뜻을 충분히 받들지 못했다. 당대표 직무대행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직무대행 사퇴의 뜻을 밝혔다. 지난 8일 이준석 대표 징계 조치 후 직무대행을 맡은 지 23일 만이다.

권 대행은 “최고위원 분들의 사퇴 의사를 존중하며, 하루라도 빠른 당 수습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한다”며 “직무대행 역할을 내려놓을 것”이라고 했다. 권 대행은 “조속한 비대위 체제 전환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민심의 엄중한 경고에 책임을 지기 위해 최고위원직을 물러난다”고 밝혔다. 또 “이른바 ‘윤핵관’이라 불리는 선배들도 실질적인 2선으로 모두 물러나 달라”고 했다.

윤영석 최고위원은 SNS에 “국민의힘이 집권여당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지도부 일원으로서 큰 부끄러움과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죄를 드리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배 최고위원은 지난 29일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권 대행이 물러나고 최고위원들이 줄줄이 사퇴하면서 국민의힘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집권 초반 여당이 비대위를 출범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당장 비대위 체제로 순조롭게 전환될지 미지수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당이 왜 비대위 체제로 가야 하는지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며 “이 어려운 시기에 대통령실 의중만을 살피고 눈치보기에 바쁜 정치인들은 부끄러운 줄 아시라”고 말했다.

향후 비대위원장 임명 주체, 비대위 성격 등을 놓고 당내 갈등이 예상된다.

조해진 의원은 SNS에 “돌파형 비대위, 혁신 비대위가 돼야 한다”며 “관리형 비대위는 위기의 심각성을 감지하지 못한 안일한 인식의 발로”라고 했다. 또 “임시전당대회를 전제로 한 초단기 비대위는 더 나쁜 발상”이라며 “법적으로 살아 있는 당대표를 강제로 몰아내는 전당대회는 일종의 당권 쿠데타”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SNS에 “저자들의 우선순위는 물가안정도 아니고, 제도개혁도 아니고, 정치혁신도 아니다”라며 “당권 탐욕에 제정신을 못 차리는 나즈굴과 골룸 아닌가”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권 대행 사퇴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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