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개 머리를 걸고 개고기 팔아…당권 탐욕에 정신 못 차리는 골룸”

비대위 체제 전환 움직임에

이준석, 윤핵관 직격 비판

‘양두구육’보다 수위 높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사진)가 31일 “양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지 말라 했더니, 이제 개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기 시작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저자들의 우선순위는 물가 안정도 아니고, 제도 개혁도 아니고, 정치 혁신도 아니다”라며 “그저 각각의 이유로 당권 탐욕에 제정신을 못 차리는 나즈굴과 골룸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다 보는데 ‘마이 프레셔스’(my precious)나 계속 외치고 다녀라”라고 덧붙였다.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압박하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권력을 상징하는 반지에 집착하는 등장인물인 나즈굴과 골룸처럼, 윤핵관들이 여권 내부 권력투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취지다.

이날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직에서 물러났다. 또 조수진·윤영석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배현진 최고위원도 지난 29일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당헌상 최고위 기능이 상실돼야 비대위 체제로 갈 수 있다. 친윤계 의원들이 주축인 초선 의원 32명은 29일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촉구하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될 경우 이 대표의 6개월 후 대표직 복귀 가능성은 사라진다.

이 대표의 윤 대통령과 윤핵관들에 대한 비판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권 대행과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언급한 것이 지난 26일 언론에 노출되자 사자성어 ‘양두구육(羊頭狗肉)’을 인용해 비판한 바 있다. 이 대표는 27일 SNS에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를 받아 와서 판다”고 했다. 겉으로는 훌륭한 것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변변찮은 짓을 한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과 윤핵관들이 겉으로는 아닌 척하면서 자신의 6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에 개입한 것을 비판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전날에는 핵심 지지 지역인 대구를 찾았다. 그는 SNS에 “칠성시장 단골식당에서 점심 잘 먹고 갑니다. 음식값을 안 받으시다니…”라고 적은 뒤 간장불고기 사진과 깨끗이 비운 그릇 사진 등을 게시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4일 SNS에 차기 당권과 관련해 장제원·안철수 의원을 겨냥해 ‘간장 한 사발’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