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최고위원들 사퇴해 비상이라며 최고위 표결”…‘윤핵관이 탄압’ 반격 움직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사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는 상황에서 대표직 사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대표 메시지는 주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겨냥했다. 윤 대통령과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문자메시지를 계기로 정치적 탄압을 받고 있다는 구도를 명확히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사퇴 선언을 했지만 사퇴서는 안 냈으니 최고위원들을 모아서 ‘최고위원들이 사퇴해 비상상황’이라는 이야기를 표결한다는 것 자체가 제가 1년간 경험해온 논리의 수준”이라며 “그 와중에 숫자 안 맞아서 회의 못 여는 건 양념 같은 것”이라고 비꼬았다. 의원총회 결의 내용을 최고위가 의결해야 하는데, 현재 대다수 최고위원들이 사퇴한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SNS에서 “양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지 말라고 했더니 이제 개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기 시작하려는 것 같다”고 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양두구육(羊頭狗肉)’을 인용해 문자 파동을 비판했고, 28일에는 친윤석열계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을 비판하자 “대통령을 잘못 보좌해온 사람”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권 원내대표 등이 당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면 대표 역할을 할 수 없게 된다. 비대위 기간이 길어지거나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를 선출할 경우엔 복귀할 자리도 없어진다. 윤핵관의 탄압 구도가 형성되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계산했을 수도 있다.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정미경,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사태 원인으로 윤핵관을 꼽았다. 정 최고위원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윤리위 징계가) 이준석 대표를 내쫓으려고 하는 거였다는 게 드러났다는 생각이 든다”며 “어떤 세력이 힘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것 같다. 윤핵관이라고 불리는 분들이 그렇게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권력에 줄 서는 자와 원칙을 지키는 자의 대결”이라며 “대통령께서 당무에 개입 안 하겠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 입장 표명이 있어야 된다”고 밝혔다.
법적 대응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 최고위원은 “비대위를 하면 이준석 대표를 제명하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법적 대응하면 가처분을 받아주는 상황이 돼서 이 대표가 다시 돌아오는 황당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비대위로 전환할 수 있는 당헌·당규상 근거가 있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