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장사·극우 복귀…도로 한국당 된 여당

문광호 기자

“김일성…” 발언 김문수 논란

“부정선거” 황교안 대표 출마

윤상현은 ‘박근혜 탄핵’ 부정

안보 장사·극우 복귀…도로 한국당 된 여당

국민의힘에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왼쪽 사진)·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 등 극우 성향 정치인들이 돌아왔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탄핵을 비판하고, 안보 위기를 빌미 삼아 핵무장론과 색깔론도 이어지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견제 세력 부재와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보수 당원들 지지를 받으려는 당권 주자들의 선명성 경쟁 등으로 ‘도로 자유한국당’으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과거 박씨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에 적극 참석하고, 2020년 총선 직전 전광훈 목사와 극우 성향의 자유통일당을 창당했다. 국민의힘에는 올해 초 대선을 앞두고 복당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경제사회노동위원장으로 지명하면서 정치 무대 전면에 복귀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일성주의자” 등 극우 발언으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검찰에 고발하는 등 물의를 빚었다.

지도부는 김 위원장을 감쌌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국감대책회의에서 “문 전 대통령이 김여정 앞에서 신영복씨를 가장 존경한다고 할 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며 김 위원장을 옹호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16일 “문 전 대통령이 김일성주의를 추종하는 사람이 아닐까 의심하는 사람이 김문수 한 사람뿐인가”라고 했다.

황 전 대표는 2020년 총선 패배 후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했다. 보수 내에서도 극우 세력 아니면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 황 전 대표는 지난 17일 “4·15 총선은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최근 ‘박근혜 탄핵’을 부정하는 취지의 주장도 다수 나온다. ‘친박’ 핵심으로 불렸던 윤상현 의원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저는 탄핵 당시 억지 졸속 탄핵을 멈추라고 끝까지 반대했다”며 다른 당 대표 후보들과 자신을 구분 지었다. 당권 주자인 조경태 의원도 “유승민 전 의원은 몇 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건에서도 ‘배신자’였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잇단 도발에 맞선 대응책으로 조 의원과 김기현 의원은 자체 핵무장론을 주장했고, 김 의원은 여성도 기본군사훈련을 받아야 한다고도 밝혔다.

“강성파 전면에 나서며 극우 요요 현상”

극우 인사와 극우 발언의 귀환은 이준석 전 대표의 퇴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 전 대표는 부정선거론과 색깔론 등 강성 우파들의 주장과 단절해야 한다는 단호한 태도를 보여왔다. 공교롭게도 ‘정진석 비대위’에 제기한 가처분 신청 기각, 당 윤리위원회의 추가 징계, 무고 혐의 기소 의견으로 검찰 송치 등으로 이 전 대표가 사라진 후 ‘올드보이’들의 복귀가 본격화됐다.

수도권 지역 한 의원은 “이 전 대표를 몰아내는 데 주된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 강성 우파니까 자기들이 공신이라 생각하고 나서기 시작했다”며 최근 우경화 기류를 “요요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이 전 대표 체제에서 ‘탈보수’ ‘국민정당’을 기치로 내걸었던 국민의힘이 이 전 대표 퇴진을 계기로 요요 현상처럼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지도부도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20%대(한국갤럽)에 머문 상황에서 보수층 결집을 꾀해야 한다. 정 위원장은 SNS에 글을 올려 “문재인 정부의 실정은 모두 낡은 좌파 이념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이념 공세를 이어갔다.

과열되는 당권 경쟁도 우경화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당 대표 본경선에서 당원투표가 70%(여론조사 3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대표가 되려면 전통적 보수 지지층인 당심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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