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과 거리두는 안철수···‘윤심’보다 ‘당심’으로 승부

조미덥 기자    조문희 기자

“용산 생각 그대로 하면 지지층 확장 안돼”

이상민 사퇴, 당무감사 반대 주장

수도권·중도층 끌어와 ‘총선 승리’ 어필

친윤-반윤 사이 ‘극중주의’ 본능 분석도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9월20일 경북 구미시 금오공과대학교를 찾아 ‘기업가 정신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9월20일 경북 구미시 금오공과대학교를 찾아 ‘기업가 정신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17일 “용산(대통령실)의 생각을 100% 그대로 똑같이 한다면 지지층이 확장될 수 없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최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사퇴 주장과 당무감사 비판 등 대통령실 및 당 지도부와 다소 거리를 두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에 기대기보다 할 말은 하는 모습으로, ‘이대로는 안된다’는 당심을 공략하고, 총선 승리를 이끌 수 있다는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사람이다. 그러려면 민심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그것이 당의 역할”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대선 후보 단일화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으로서 윤석열 정부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하면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이 장관에 대해선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는 게 맞다”며 “스스로 결단을 해주시라”고 재차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안 의원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 나흘 후인 지난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선제적으로 윤희근 경찰청장 경질과 이 장관 사고 수습 후 자진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안 의원은 또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추진하는 당무감사에 대해 “(당협위원장) 평가가 나빠서 바로 해임이 된다면 거의 원수가 돼서 분열이 된다”며 “그러면 다음 총선에서 도저히 이길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 위원장은 곧 이성호 전 국가인권위원장을 당무감사위원장으로 임명하고 당무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안 의원이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과감한 비판을 하는 것을 두고 차기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전략이란 해석이 나온다. ‘윤심’ 잡기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수도권과 중도층 지지를 끌어와 당을 총선 승리로 이끌 대표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려 한다는 것이다. 당내 일각에선 ‘윤심’이 자신에게 있지 않다고 안 의원이 판단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출마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 전 대표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5% 이상의 득표를 받아 4위에 오르는 등 극우 진영 표심 경쟁이 심해지니, 안 의원이 중도 보수 진영에 자리잡는 쪽으로 기울었다는 것이다.

안 의원의 ‘극중주의’ 본능이 발현됐다는 분석도 있다. 극중주의는 안 의원이 2017년 대선 후 국민의당 대표에 나서며 좌우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중도 노선을 걷겠다는 의미로 쓴 표현이다. 국민의당에서 안 의원과 함께 활동했던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 의원은 가운데 자신을 위치시키고 좌우 양쪽의 기득권을 비판하며 정치를 해 온 사람”이라며 “지금도 ‘친윤’ 이미지의 나경원과 ‘반윤’ 이미지의 유승민 사이에 자신을 두려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도 경쟁자로 거론되는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에 대해 “(전당대회에) 나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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