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예산 합의했지만···예산안 처리 기조 변함없는 여야읽음

윤승민 기자    문광호 기자
우원식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왼쪽)이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제2차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우원식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왼쪽)이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제2차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639조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세부사업 심사가 시작됐지만 여야 양당의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일부 예산을 놓고는 합의가 도출됐지만, 양당의 예산안 처리 기조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공임대주택 예산 원상복구를 공언했다. 민주당이 예산안 심사 전 내세운 ‘권력기관 예산 대폭 삭감’ 및 ‘민생 예산 증액’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지난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민주당 의원들은 다가구주택 매입 임대 사업 예산에 2조5723억원, 전세임대 사업 융자에 1조208억원 등 공공임대주택 관련 사업 예산을 대폭 증액하자고 의결했다. 반면 대통령실 이전 관련 예산으로 분류된 용산공원 조성사업 지원 예산 전액(303억7800만원)은 모두 삭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상임위 예산 심사가 감정적으로 이뤄졌다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나 야당 입장에서 볼 때 심하면 빼고, 행정안전부 장관이 괘씸하니까 업무 추진비를 확 쳐버린다”며 “국가 예산을 어떻게 감정적으로 심사하나”라고 말했다.

여야 간 대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예결위 예산안등조정소위의 감액 예산 심사에서도 여야 간 이견이 큰 쟁점 예산은 추후에 논의하기로 보류했다. 디지털플랫폼 정부 관련 예산, 소형모듈원자로(SMR) 관련 예산 및 청와대 개방 사업 관련 예산에 대해 민주당은 대폭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국토위, 운영위가 민주당이 대폭 감액을 공언한 대통령실 관련 예산을 놓고 대립하는 등 6개 상임위는 예결위 소위 심사 전에 해야 할 예비심사를 끝내지 못했다. 예결위 소위의 감액 심사 기한은 당초 예정했던 22일을 넘기는 것이 불가피하다.

일부 사업처럼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은 있다. 예결위 심사소위는 지난 18일 병무청 대전 이전 예산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의결한 대로 감액하지 않고 정부안(210억원)으로 유지하자는 데 합의했다. 지난 17일에는 행정안전위가 경찰국 관련 예산 삭감폭을 전액이 아닌 20%로 줄이는 대신 지역상품권(지역화폐) 발행지원 예산을 5000억원 편성했다. 여야가 각자 요구하는 증감액 폭을 줄여가며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은 열려있다.

다만 여야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등 예산안 처리 외에도 대립을 이어가고 있고,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통한 예산안 처리 협조를 여야 간 협상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어 타협이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많다. 이 때문에 내년도 예산안은 법정 처리 시한(12월2일)뿐 아니라 정기국회 종료일(12월9일)을 넘겨 처리되리란 예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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