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3당 ‘이태원 참사 국조’ 일단 추진…여당 참여 가능성도

불가 입장 고수하던 국민의힘 “예산 처리 후 합의” 제안

민주당 “검토”…조사 계획서는 24일 본회의 의결 추진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여야 원내대표가 21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 국정조사 실시 여부를 논의했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불가 입장을 고수하던 국민의힘은 “예산안 처리 후에 합의 국정조사를 할 길을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진전된 안”이라면서도 일단 24일 본회의에서 다른 야당과 함께 국정조사계획서를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주호영 국민의힘·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회동했다. 주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오늘 (국민의힘) 의원총회는 수사 결과를 보고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국정조사를 할 수 있다고 했지만 12월2일까지 예산 처리 (법정) 시한이고 12월9일까지 정기국회 중이라 이 기간에 국정조사와 섞이는 건 맞지 않다”며 “예산안 처리 후 (여야) 합의 국정조사를 할 길을 찾아보자고 (민주당에) 얘기했다”고 했다. 여당이 ‘합의’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예산안 처리 후에 국정조사 논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주 원내대표와 만난 뒤 “(국민의힘 제안이) 기존보단 진전된 안”이라면서 “이것이 국정조사를 회피하기 위한 시간끌기용이 아니라면, 진심으로 진실규명에 동참할 뜻이라면 내부적으로 검토해 의견을 주겠다고 (주 원내대표에게) 말했다”고 했다.

다만 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계획서는 오는 24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김 의장에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구성을 완료해달라고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22일까지는 특위 명단을 확정해 선임 결과를 통보해줘야 23일 특위를 열고 조사계획서를 마련, 24일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의장은 기자들에게 “국정조사를 하려면 특위가 구성되고 나서도 실제 조사를 하기까지는 질문·답변자료 준비 등 과정에 모두 일정한 기간이 필요하다”며 “24일에 여야가 실질적으로 합의할 수 있다고 보인다”고 여야 합의를 촉구했다. 김 의장은 “22일 오후 6시까지 특위 위원 명단을 확정해 제출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여야에 전달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특위 명단 제출 여부 등에 대해 당 의견을 모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은 이날 국회에 김 의장이 요구한 국정조사계획서 초안 형태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야3당은 국정조사의견서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 대상으로 대통령실, 국무총리실, 행정안전부, 경찰청 등을 못 박았다. 조사 기간은 60일로 제안했다. 국민의힘이 합류하지 않으면 야3당의 국정조사계획서가 오는 24일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참여를 거부하면 야3당 위원들로만 구성된 국정조사특위를 개문발차하겠다고 했다.

24일 국정조사 계획서가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국민의힘의 합류 여지를 남겼다. 국민의힘이 다음달 2일 예정된 예산안 처리 이후 국정조사특위에 합류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