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통령실 장경태 고발’에 “검찰총장 대통령이라 모든 것을 수사로 해결하나”

김윤나영 기자

“정치공방을 형사사건화 ‘황당’

본질 흐리지 말고 의혹 해명을”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22일 대통령실이 김건희 여사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장경태 최고위원을 고발하자 “검찰총장 대통령이라서 모든 것을 고발과 수사로 해결하려는 것인가”라고 반발했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정치적 공방을 형사 사건으로 만들겠다니 황당하다”며 “대통령실은 고발 의사를 즉각 철회하고 해외 순방 당시 김 여사의 독자 일정과 사진 촬영에 대해 국민께 소상히 밝히기 바란다”고 밝혔다.

안 대변인은 대통령실을 향해 “자신들의 잘못은 끝까지 부인하면서 걸핏하면 언론과 야당에 화살을 돌리고 있으니 뻔뻔하다”며 “야당 의원의 발언을 꼬투리 잡아 사건의 본질을 흐리지 말라”고 비판했다.

안 대변인은 “김 여사는 지난 순방 당시 배우자 친교 일정 대신 독자 일정으로 의료취약층 아동의 가정을 방문했고, 그 가정의 ‘가난과 고통’을 조명을 활용해 사진에 연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그같은 의혹에 성실하게 답하는 것이 대통령실의 바른 태도이나, 대통령실은 거꾸로 이러한 의혹을 전한 야당 국회의원을 고발하겠다니 참 뻔뻔한 태도”라고 했다.

장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이 야당 국회의원을 고발한 것은 헌정사상 최초 아니냐”며 “국민을 대리해서 질문을 드리는 건데 거기에 대해 재갈을 물리기 위해 고발하고, 겁주기와 겁박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 최고위원은 김 여사가 캄보디아에서 조명을 사용했다는 본인의 주장을 허위사실로 규정한 대통령실을 향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게 없는데, ‘기분 모욕죄’, ‘기분 나쁨죄’ 정도는 될 수 있겠다”며 “어찌 됐든 조명을 사용하지 않고는 그렇게 밝고 화사하게 (사진이) 나오는 게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장 최고위원은 “아동의 빈곤과 아픔을 홍보수단으로 활용한 ‘빈곤포르노’를 찍은 건 맞다”면서 “카메라 기종, 수행원 숫자, 카메라 핀 조명 사용 여부 등을 알고 싶고 그 진실은 대통령실에서 밝히면 된다”고 했다. 대통령실이 ‘빈곤포르노’ 발언 철회와 사과를 요구한 데 대해서는 “도둑질은 도둑질”이라며 “불을 켜고 도둑질했든 끄고 도둑질했든 빈곤포르노를 찍은 건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야당 지도부 발언의 진위여부와 무관하게, 행정부의 최고수장인 대통령실이 야당을 상대로 형사고발하는 것은 매우 몰지각하고 옹졸한 태도”라며 “대통령이 야당 지도부의 입을 틀어막겠다는 기괴한 민주주의 파괴행위”라고 비판했다.

앞서 장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여사의 캄보디아 심장병 아동 방문 사진에 대해 “최소 2~3개의 조명 등 현장 스튜디오를 동원한 콘셉트 촬영”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공지문을 통해 “장경태 위원의 ‘콘셉트 촬영’이라는 허위 발언이야말로 대한민국, 캄보디아 정부에 대한 결례이자, 환아 가족에게 큰 상처를 주는 말”이라며 장 최고위원을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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