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24일부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국정조사 출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이태원 핼러윈 참사 국정조사 실시에 합의하고 합의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여야가 23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참사가 발생한 지 25일 만이다. 국회는 24일 본회의에서 여야가 합의한 국정조사계획서를 채택하고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한 후 본격적인 국정조사에 나선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합의문을 발표했다.

여야는 24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계획서를 표결로 승인하고 이후 자료 제출을 거쳐 예산안을 처리한 후 기관보고, 현장검증, 청문회 등 본격적인 국정조사를 진행한다.

국정조사 기간은 24일부터 내년 1월7일까지 45일이고, 본회의 의결로 연장할 수 있다. 국정조사특위는 민주당 9인, 국민의힘 7인, 비교섭단체(정의당·기본소득당) 2인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위원장은 민주당이 맡는다. 민주당 등 야 3당은 위원장(우상호 의원)을 비롯한 위원을 이미 내정했다. 국민의힘도 이날 합의 후 위원 명단을 제출하면서 이르면 24일 특위 첫 회의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조사 대상 기관은 대통령실 국정상황실, 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 국무총리실, 행정안전부, 소방청, 대검찰청, 경찰청, 서울경찰청, 용산경찰서, 서울시, 용산구 등이다. 대통령경호처와 법무부는 여당의 요구를 반영해 제외했다.

국회 국정조사는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국정조사 이후 6년 만이다.

이날 국민의힘이 야 3당(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의 국정조사계획서 본회의 처리를 하루 앞두고 의원총회를 열어 ‘선 경찰 수사 후 국정조사 논의’ 방침을 철회하고 ‘예산안 처리 후 국정조사 실시’를 당론으로 채택하면서 여야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내년도 예산안과 법안 처리를 위해 야당의 협조가 필요한 국민의힘과 야당끼리만 국정조사를 진행하기엔 정치적 부담이 컸던 민주당이 예산안 처리를 선제 조건으로 하는 국정조사로 절충점을 찾았다.

주 원내대표는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혼자서라도 의결하겠다고 해서 여야가 (함께)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사실을 규명하는 데 뜻을 다해 국회에 주어진 책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는 이뤘지만 국정조사가 순탄하게 진행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기국회 기간(12월9일) 내에 선제조건인 예산안 처리가 될지 불확실하고, 대통령실 관계자 이전 등 정권 수뇌부를 겨냥한 야당의 공세, 경찰 수사 결과에 대한 엇갈린 평가 등 곳곳에 갈등의 뇌관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증인·참고인 채택과 기간 연장을 두고도 여야 대치가 예상된다.

여야는 이날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대통령과 공공기관장의 임기를 일치시키는 법률안 처리를 위한 정책협의체를 구성하고, 지난 대선의 여야 공통 공약을 입법화하기 위해 국민의힘과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중심으로 ‘대선공통공약추진단’을 구성해 운영키로 합의했다. 또 국회 내에 인구위기특위, 기후위기특위, 첨단전략산업특위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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