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친윤계가 사사건건 ‘딴죽’…또 체면 구긴 주호영

어렵게 성사시킨 여야 합의

이진복 정무수석 ‘불만’에

하루 만에 파기 위기 ‘진땀’

이태원 핼러윈 참사 국정조사계획서가 24일 우여곡절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야 합의 하루 만에 대통령실과 친윤석열계 의원 등 반발로 합의가 파기될 위기까지 가면서다. 협상을 이끈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사진)는 또 체면을 구겼다.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친윤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대검찰청을 국정조사 대상에 넣는 데 합의한 주 원내대표 성토와 합의 파기 요구가 터져 나왔다. 친윤계 의원들은 본회의 표결에서도 불만을 표출했다. 장제원·이용·윤한홍 의원 등은 반대, 유상범·박수영 의원 등은 기권, 권성동·정점식·이철규 의원 등은 불참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정조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방탄용으로 악용될 것이란 당내 반발에도 야당의 내년도 예산안과 민생법안 처리 협조를 얻기 위해 국정조사가 불가피하다며 의원들을 설득했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야당과 협상하되 많이 양보하지 말라’는 조건부 승인을 얻은 것도 의원들 불만이 반영된 결과였다.

하지만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이 합의를 흔들면서 주 원내대표는 곤혹스러워졌다. 주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들 설득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상의를 마쳤다’는 취지로 말했으나,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합의 내용) 전체를 알고 있는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주 원내대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각각 만나 합의 내용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주호영 흔들기’는 처음이 아니다. 국회 운영위원장인 주 원내대표가 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 필담을 나눈 김은혜 홍보수석·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퇴장시킨 것을 두고 장제원·이용 의원 등이 주 원내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8월 이준석 전 대표 부재를 메울 비대위원장에 올랐다가 법원 결정으로 물러났고, 이용호 의원과의 원내대표 경선에서 근소한 표 차이로 당선되면서 시작부터 입지가 좁았던 그다. 당 대표까지 노릴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됐지만, 국정조사 합의 논란으로 다소 전망이 어둡게 됐다.

당내에서는 직전 원내대표였던 권성동 의원 사례를 상기시킨다는 얘기가 나온다. 권 의원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여야 합의 후 윤석열 대통령과 친윤계 반발에 이를 파기했다. 대통령실 특혜채용 논란 발언, 윤 대통령 ‘내부 총질 당 대표’ 문자 메시지 노출 사건이 겹치면서 대표 권한대행 및 원내대표 자리에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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