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화 걱정되기도 한다” 수위 높이는 비이재명계

윤승민 기자

토론회·친문 모임 등 활발

사법 리스크에 용퇴론 거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판하는 비이재명계 의원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 대표가 자신의 사법리스크와 관련해 일선에서 잠시 물러나야 한다는 공개 발언까지 나왔다. ‘포스트 이재명 체제’를 대비한 사전작업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원욱·김종민 등 비이재명계 민주당 의원 10여명은 29일 국회에서 ‘반성과 혁신’ 토론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 대표 취임 후 일부 열성 지지자들의 과도한 당내 영향력 행사와 이 대표 측근 의혹에 대한 당 차원의 방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인터넷의 발달로 참여 형태의 민주주의가 발달해 팬덤 정치가 강화돼왔다”면서 “민주당의 팬덤 정치도 극에 달한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최근 민주당의 모습을 보면 사당화 현상이 걱정되기도 한다”며 “우리가 사당화의 욕심을 버리고 지혜를 모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개딸’로 불리는 이 대표 열성 지지자들을 염두에 둔 듯 “(당원 기준을) 1000원(당비 납부)으로 하면 일반 지지자들이나 국민에 비해 왜 우월한 지위를 가지는지 차별성이 분명해지지 않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며 “정당 내부는 민주적이어야 하고 다양한 의견들이 공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열린 친이낙연계 모임인 ‘연대와 공생’ 심포지엄에서는 김철민 의원이 “민주당이 사당화돼서는 절대로 정권을 되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공개적으로 나왔다. 설훈 의원은 전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 ‘나는 떳떳하기 때문에 내가 혼자 싸워서 돌아오겠다’고 선언하며 당대표를 내놓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며 “그러면 많은 우리 당 지지자들과 국민들이 박수 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친문재인계 주축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 4.0’은 지난 22~23일 모여 전열을 정비했다. 전해철 의원을 이사장으로 추대했고, 비이재명계 성향 의원 10여명을 새 회원으로 받아들였다. 모임에 참석한 한 초선 의원은 이날 “주요 현안에 대해 모임이 책임 있게 목소리를 내자는 이야기부터 아직 움직일 때를 봐야 한다는 이야기 등이 있었다”며 “그간 느슨하게 진행했던 모임을 새 이사장 체제에서 정비하자는 데도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초선 의원은 “선배 의원들이 이 대표에게 ‘당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움직여달라’고 말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비이재명계의 움직임은 검찰의 이 대표 수사 본격화와 맞물려 있다. 수사 상황이나 여론 동향에 따라 이 대표 교체 여론이 불붙을 수 있다. 상당수 의원들은 현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비이재명계의 잰걸음은 당의 리더십 교체 국면을 대비한 포석으로 보인다.


Today`s HOT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연기 내뿜는 우크라 아파트 인도 44일 총선 시작 주유엔 대사와 회담하는 기시다 총리 뼈대만 남은 덴마크 옛 증권거래소
수상 생존 훈련하는 대만 공군 장병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불법 집회
폭우로 침수된 두바이 거리 인도네시아 루앙 화산 폭발
인도 라마 나바미 축제 한화 류현진 100승 도전 전통 의상 입은 야지디 소녀들 시드니 쇼핑몰에 붙어있는 검은 리본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