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한 달…여야 아직도 ‘이상민’ 갈등

조미덥·유설희·조문희 기자

해임안·탄핵소추안 꺼낸 민주당, 방식·시점은 지도부 일임

국민의힘 “국회 파행으로 예산안 시한 놓친다” 정쟁 몰아가

<b>“사수” vs “사퇴”</b>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 사진)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소속 정당의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사수” vs “사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 사진)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소속 정당의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29일로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됐지만 정치권은 재난안전 주무장관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거취를 두고 옥신각신하고 있다.

다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 장관 해임건의안과 함께 탄핵소추안 추진을 공식화했다. 국민의힘은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본격적인 국정조사를 앞둔 시점의 해임·탄핵 시도를 정쟁 유발로 몰아가며 이 장관 지키기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나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발의하기로 하고, 방식과 시점은 원내지도부에 위임하기로 했다. 원내지도부는 해임건의안을 당초 계획대로 30일 제출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민주당은 참사 후 한 달 동안 재난안전의 총괄 책임자인 이 장관이 물러나지 않은 것은 부적절하다고 보고, 지난 25일부터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 장관 파면을 요구했다. 대통령실이 거부하자 국민 여론을 등에 업고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조치에 나선 것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윤 대통령은 이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유가족들의 절규가 들리지 않나. 70% 넘는 국민도 요구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민심을 나몰라라 하고 자기 후배만 지키려 든다면 국민의 대리자인 국회가 더 방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윤 대통령의 충암고·서울대 법대 4년 후배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이 장관 해임건의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2단계로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탄핵소추안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이 오래 걸리고, 헌재가 기각 결정을 내리면 정치적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해임·탄핵 추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내달 2일 본회의에서 해임건의안을 들고나오면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가고, 예산안 법정 시한(12월2일)도 놓친다”며 “정치를 포기하고 오로지 이재명 구하기에 올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 대표는 앞선 원내대책회의에서도 “169석을 가지고 힘자랑, 대선 불복, 국민의힘, 윤 대통령이 잘되는 꼴은 못 보겠다는 심사”라고 힐난했다. 당내 강경파인 친윤석열계와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은 민주당이 해임건의안·탄핵소추안을 발의하면 국정조사를 보이콧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참사 직후 158명이 사망한 만큼 이 장관이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뤘지만 윤 대통령이 이 장관을 조문에 동행하고, 어깨를 두드려주는 등 거듭 신뢰하는 모습을 보이자 이 장관 수호로 기류가 바뀌었다. 경찰 수사를 통해 참사의 실체를 밝힌 후 책임자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유지하다 국정조사에 합의한 후에는 국정조사로 참사 원인을 드러낸 후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 이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이 장관이) 적절한 시기에 자진사퇴하는 것이 대통령과 정부의 부담을 덜 수 있는 방법”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끊임없이 민주당에서 정쟁의 장으로 몰고가 정치가 혼란에 빠지고 예산안 통과도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 대통령은 진심 어린 사과,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등 유가족의 당연하고 합리적인 요구는 무엇이든 해야만 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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