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은 ‘당권 내전’ 야당은 ‘이재명 방탄’···빈손으로 끝나는 1월 국회읽음

조미덥 기자    김윤나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7일 전북 군산시 공설시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7일 전북 군산시 공설시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1월 임시국회가 민생 입법에서 이렇다할 성과 없이 내달 1일 종료를 앞두고 있다. 집권당인 국민의힘에선 1월 내내 차기 당권을 둘러싼 내전이 벌어졌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에 대응하느라 허우적댔다. 최근 ‘난방비 폭탄’까지 민생 과제는 쌓여가는데, 현안에 대한 이견을 조율하고 해법을 내놓아야 할 정치가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월 임시국회는 지난 9일 시작된 후 사실상 개점휴업이었다. 29일 현재 16개 국회 상임위원회 중 1월 국회에서 1번이라도 전체회의를 연 상임위는 4곳(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법제사법위, 외교통일위, 국방위)에 불과했다. 12개 상임위는 전체회의를 한 번도 열지 않았다. 본회의는 오는 30일 열리는데 소수의 비쟁점법안과 양곡관리법 개정안 본회의 직회부, 사법개혁특위 활동기간 연장에 대한 표결 정도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연말 일몰(시행 종료)되면서 새해에 다급히 논의를 재개할 듯 했던 화물차 안전운임제와 30인 미만 사업장의 8시간 추가근로제는 전혀 진전이 없었다. 안전운임제는 민주당이 다수의 힘으로 본회의 직회부를 검토하고, 추가근로제는 정부가 따로 주52시간제 수정을 준비하는 등 독자적인 움직임만 있다. 정부조직 개편 협상도 지지부진하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특위는 여당의 퇴장 속에 야당끼리 보고서를 통과시켰다.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불출마 기자회견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불출마 기자회견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여당은 내년 총선 공천권이 걸린 3·8 전당대회에 혈안이 된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실부터 친윤석열계까지 여론조사 1위를 달리던 나경원 전 의원을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밖으로 밀어내는데 공력을 집중했다. 나 전 의원은 결국 지난 25일 당대표 불출마를 선언했다. 여당 중진 서병수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제 윤심 타령은 그만두어야 한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지난 26일부터 한남동 관저에서 여당 지도부와 의원들을 상대로 ‘식사 정치’를 재개했다. 강대식 등 친유승민계 의원도 포함돼 비윤석열계 끌어안기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전당대회 참석 의사도 밝혔다. 당내에선 “대통령의 노골적인 전당대회 개입”(한 비윤계 의원)이란 비판이 나왔다. 윤 대통령이 여당 의원들에 대한 스킨십을 빠르게 늘리는 반면 협치를 위해 야당 지도부나 야당 의원을 초대한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169석의 민주당은 이 대표 ‘사법리스크’ 대응에 매몰돼 민생 이슈를 방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민주당은 긴급한 민생법안을 명분으로 1월 국회를 단독 소집했지만 “이재명 방탄용 소집”이란 여당의 지적에 반박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대표가 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지난 28일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이달 내내 당력이 이 대표 관련 사안에 집중됐다. 이 대표는 1월 국회가 열린 기간에 전국을 도는 경청투어를 진행하며 검찰을 비판했다.

여야는 내달 2일 바로 2월 임시국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난방비 폭탄 등 새로운 민생 과제가 쌓이고 있지만 2월에도 협치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전당대회 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하고,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처분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 수사에 대한 반격으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와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 도입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만약 검찰이 이 대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체포동의안 표결을 둘러싸고 여당은 ‘방탄 국회’라 비판하고, 민주당은 ‘야당 탄압’이라 맞서는 극한 대립이 펼쳐질 것으로 관측된다.

여당은 ‘당권 내전’ 야당은 ‘이재명 방탄’···빈손으로 끝나는 1월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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