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시간표’에 묶인 이재명, 민생 행보로 국면전환 시도

탁지영 기자

민주당, 기본사회위 출범 앞

공공요금 인상 문제 등 부각

김건희 특검 등 대여투쟁 가속

최고위 “이 대표 불출석해야”

두 차례 검찰 조사를 마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생 챙기기로 국면전환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촉구하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 발의를 검토하는 대여 강경 투쟁도 병행한다. 서울에서 국민보고대회를 여는 등 장외 투쟁도 시사했다. 다만 검찰의 추가 출석 요구 등 검찰 시간표에 끌려가야 하는 어려움에 부닥쳤다. 당내에서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입법 투쟁이 돌파구라는 조언이 나온다.

이 대표는 30일부터 공공요금 인상 문제 등을 부각하며 민생 행보에 돌입한다. 지도부는 난방비 폭등을 선제적으로 제기해 정부·여당의 에너지바우처 지원 확대 조치를 이끌어낸 것을 고무적으로 평가한다. 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공공요금 인상 대책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혔던 기본사회위원회도 출범을 앞두고 있다.

대여 투쟁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기존의 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를 ‘윤석열검사독재정권정치탄압대책본부’로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서울에서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의 국정 무능과 민주주의 퇴행을 비판하기로 했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특별검사제(특검) 추진에 대해서도 촉구하기로 했다. 수사 불공정성을 주장하는 여론전이다. 민주당은 다음달 10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의 1심 선고 공판을 주목하고 있다. 김 여사 공모 여부가 밝혀지면 김 여사 특검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 일각에선 ‘대장동 특검’ 카드도 꺼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 장관 탄핵소추안 발의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검찰이 추가 출석을 요구하면서 이 대표가 소환에 응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2차 출석 여부에 대한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대부분 최고위원들은 대표가 출석해선 안 된다고 했고 대표는 경청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가 불출석하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국회에 체포동의안을 제출할 빌미를 주게 된다. 2월 임시국회도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문제로 뒤덮이게 되는 것이다. 지도부는 최근 자체 여론조사에서 검찰 수사가 ‘정치탄압’이라는 것이 ‘정당한 수사’라는 응답보다 높게 나온 점을 주목하고 있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정부·여당이) 야당을 탄압한다고 싸울 게 아니라 난방비 문제, 노란봉투법 등 사회적 약자들 연대를 끌어낼 수 있는 입법 투쟁을 해야 한다”며 “김건희특검법 추진은 상대 프레임에 말려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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