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지율 준수” “공천 걱정말라”···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 앞두고 표단속

김윤나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검사독재 규탄대회’ 연설을 마치고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사진 크게보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검사독재 규탄대회’ 연설을 마치고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될 예정이다. 이 대표는 표결을 앞두고 직접 소속 의원들과 만나 체포동의안 부결을 위한 막바지 이탈표 단속에 나섰다. 민주당 지도부는 내분을 막기 위해 ‘압도적 부결’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표결 이후 ‘방탄 논란’ 극복은 과제로 남는다.

주호영 국민의힘·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안건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오는 27일에 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24일 본회의에서 보고돼 27일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가 직접 내부 표 단속에 나섰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도 양평에서 진행된 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 워크숍에 참석해 만찬을 함께했다. 지난해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이 대표는 “저는 0.5선인데 (초선) 선배님들을 잘 모시겠다”고 농담도 건넸다고 한다. 초선의원들은 “이 대표가 어려운 일을 겪고 있는데 힘내서 당당하게 이겨내시라”고 덕담했다.

이 대표는 최근 비(이재)명계 의원들과 일일이 만나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하고 있지만 저는 무죄를 확신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이들에게 “역대 정권 1년 차 지지율을 비교해보면 우리 당 지지율은 준수하다” “당이 하나로 뭉치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공천은 걱정하지 마시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비명계 의원들의 총선에 대한 위기감, 공천 탈락에 대한 불안감을 달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하지만 당 상황과 대응 방향을 두고 이 대표와 비명계 의원들의 입장차는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와 지난주에 만난 한 의원은 “이 대표가 ‘직접 의원들을 쭉 만나보니 나를 포함해 최고위가 고립된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윤석열정권 검사독재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 대표는 현역 의원을 비롯한 지역위원장 전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끝을 모르고 이어지는 보복 수사에 힘들고 괴로울 때가 많다”며 “진실의 방패를 들어 거짓의 화살에 맞서 싸워달라”고 호소했다. 구속영장 주요 내용을 반박하는 20쪽 분량의 자료도 배포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국회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 비명계 이상민 의원은 17일 CBS 라디오에서 “체포동의안에 동의해주면 검찰의 무자비한 잘못된 행태에 동의하는 것처럼 비쳐진다”고 설명했다. 비명계 우상호 의원은 같은 날 SBS 라디오에서 “100% 부결”이라고 말했다. 친명계는 물론이고 비명계 의원들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규탄대회에 다녀온 사진을 올리며 부결을 다짐하고 있다.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이 대표 지지자들의 압력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당 지도부는 내분을 막기 위해 압도적 부결을 목표로 삼고 있다.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방탄 논란’ 극복은 과제다. 당 지도부는 대장동 ‘50억원 클럽’ 의혹과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을 파헤칠 ‘쌍특검’을 반전카드로 준비하고 있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검찰 수사의 기계적 중립이 무너졌기 때문에 김건희 특검으로 못 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지도부 일각에서는 “당 지지층 결속을 위해 김 여사 특검을 촉구하는 장외투쟁을 3월쯤에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당 의원 상당수는 장외투쟁에 부정적이다.

지도부의 전략 부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체포동의안 부결 후 ‘방탄 정당’이라는 후폭풍이 오면 감당하기 만만치 않다”며 “국민은 김건희 특검과 이 대표 사법 문제를 별개로 보기 때문에 김건희 특검 추진만으로 국면을 전환하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한 초선의원은 “지금 민주당 지지율은 컵에 물이 반 있는 상태라 해석하기에 따라 달라진다”며 “앞으로 이 대표 리더십이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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