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이 윤 대통령 포용했다는 건 웃기는 얘기”
“자기 땅 밑에 터널 뚫으라는 지주 어디 있나”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22일 경쟁자인 안철수 후보를 향해 “늘 우리를 해코지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결선투표시 안 후보와 천하람 후보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그러면 바른미래당이 되는 것이다. 바른미래당은 실패한 정당 아닌가”라며 “정치적 자산을 까먹는 일”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울산 부동산 의혹’에 대해 “자기 땅 밑에 터널을 뚫으라고 직권남용하는 미친 지주가 어디 있느냐”라며 “은마아파트 주민들한테 왜 땅 밑에 터널을 뚫는데 반대하냐고 물어보라”고 반문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안 후보는 늘 우리를 해코지하고, 문재인(전 대통령)·박원순(전 서울시장) 편들어주고 대선(2017년)을 끝까지 뛰어서 우리 표 깎아먹고 우리 대선을 망친 사람”이라며 “안 후보야말로 (우리 당이) 진짜 포용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합동연설회에서 안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도 문 전 대통령이 임명했던 검찰총장이었다. 우리 당을 강하게 만든 것은 포용 정신”이라고 한 데 대해 “당이 윤 대통령을 포용했다는 것은 웃기는 얘기다. 문재인 정권에 있던 사람들은 우리 당에 받아들이면 안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거 아닌가”라고 반박한 후 이어진 주장이다.
김 후보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어 결선투표 없이 당선될 지에 대해 “자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목표를 그렇게 세우고 있다”고 “여론조사 추이가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어서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 상승에 대해선 “나경원 전 의원 출마 (여부)로 출렁출렁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당 지지층들이) 다시 냉정하게 사안을 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결선투표란 변수가 없었으면 더 확실하게 당선되지 않았겠나”고 물으니 “어느 쪽이나(결선투표에 가나 안 가나) 내가 당선되는 데에는 문제가 없으니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결선투표에 갔을 때 안 후보와 천 후보의 연대가 파급력이 있을지에 대해선 “그 순간 ‘철수’ 전문가의 시리즈가 또 하나 생길 것”이라고 안 후보를 겨냥했다. 또 “그러면 바른미래당이 되는 것이다. 바른미래당은 실패한 정당 아닌가”라며 “소신과 철학, 방향성을 달리하면서 걸어온 사람들이 선거만을 위해 임시적 봉합으로 비춰지는 건 정치적 자산을 까먹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는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김나연대’(김기현·나경원), ‘김조연대’(김기현·조경태) 등 한결같이 소신과 철학, 방향의 동일성을 갖고 연대했다”고 자신을 차별화했다.
김 후보는 대표 당선 후 소위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당 사무총장에 앉힐 것이란 전망에 대해 “대통령과 친하면 나쁜 사람인가. 그 설정 자체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아무도 내정한 바 없다. 당직 한 자리도 (누구에게) 암시를 준 적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보여줄 수 있는 인사는 사무총장 외 정책위의장, 지명직 최고위원 등 많다”고 했다. 그는 비윤석열계를 공천배제할 것이란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비윤계를 배제할 것이란 전제가 틀렸다”며 “나 그렇게 치사하게 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울산시에서 계획 중인 울산 KTX역 연결도로 노선도의 종단·횡단면 사진을 펴놓고 인터뷰의 상당 시간을 할애해 의혹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터널 횡단면을 가리키며 “내 산이 있는 구간은 (터널 입구도 없고) 100% 지하 터널”이라고 했다. 다른 캠프들 주장처럼 터널 입구가 생길 수 없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울산에서 도로계획을 토지소유주한테 동의를 안 구하지 않느냐. 몇 년이 지나서 알았다”며 “누가 그런 소리하기에 그게 무슨 소리냐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울산에서 최종 노선을 몇 가지 검토하는데 어떤 안이라도 이렇게(100% 지하터널로) 간다고 한다”며 “(지주 입장에선) 제발 바꿔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땅을 보유한 계기와 목적에 대해 “1998년에 같은 교회 다니던 분이 건설업을 하다가 부도 위기에 몰렸는데 내가 변호사 할 때라 자금 여력 있는 것을 알고 목사님이 좀 도와달라고 해서 사게 된 땅”이라며 “정계를 은퇴하면 울산에서 살 것이라서 ‘밤나무산에서 소일거리라도 할 수 있겠다, 집에 선산이 없어서 선산으로 써볼까’ 하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처분(시세 차익)을 위해 산 땅이 아니니 (논란이 됐다고 해서) 팔 생각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