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가 권력으로 장난하면 깡패” 윤 대통령 비판

상임고문단 간담회 등 결속 다지기 행보 계속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에서 세번쨰)와 김원기 고문(왼쪽에서 네번째)등 상임고문들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용득 상임고문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국가권력을 가지고 장난하면 그게 깡패지 대통령이겠나”라고 말했다. 또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당 상임고문들과 만나 당내 결속에 나섰다. 23일에는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부당하다는 기자회견을 한다. 당내에는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하지만 표결 후 지지율 하락 등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박영수 특검 수사팀장 시절 발언을 빗대어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검사가 수사권 가지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폭력배가 폭행을 저지르면서 ‘왜 방어를 하느냐. 가만히 맞아라’라고 하는 것, 이게 깡패의 인식이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또 “이런 식으로 국가권력을 남용해 특정인을 죽이겠다는 것이 국가 경영에 맞는 일이냐”며 “권력 남용의 결과가 얼마나 참혹한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275회 압수수색이라고 하는 것은 아마 전무후무한 대한민국 검찰사의 역사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구속영장을 보면 제가 (대장동) 관련 업자들과 공모를 했다고 나오는데 공모를 했다면 제가 그들이 원하는 대로 민간개발을 해줬을 것”이라며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해 줬다면 정영학 녹취록에도 그런 내용이 한 글자라도 들어가 있어야 한다. 이 영장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을 열었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한 의원들의 총의를 모은 데 이어 당 원로들의 지지를 끌어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상임고문은 “체포동의안이 압도적 다수로 부결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임채정 상임고문은 “이 대표의 노선에 저는 상당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고, 이용득 상임고문은 “반이재명이 민주당에 어디있냐. 포기하지 말고 단결하자”고 말했다.

다만 권노갑 상임고문은 “이번에는 우리가 함께 뭉쳐서 의총에서 결정한 바와 같이 따라가고 다음번에는 떳떳하고 당당하게 임해서… 책임 있는 하나의 행동으로 선당후사의 정신을 발휘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권 고문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체포동의안 부결 후) 그때 가서는 우리가 다시 토의해서 (향후 행보를) 결정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고문 발언은 의원총회에서 나온 일부 비이재명계 의원들의 우려와 맥이 닿아 있다. 체포동의안 부결에는 공감하지만 이후 예상되는 검찰의 추가 수사와 구속영장 재청구, 재판에 대해 당이 이를 극복하고 총선에서 이길 방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내 일각에선 이 대표의 영장실질심사 자진 출석을 돌파구로 제안한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 총선 전략의 핵심은 이 대표의 희생과 체포동의안 통과”라고 말했다. 이 대표와 최근 만난 한 비명계 의원은 “이 대표에게 ‘체포동의안 표결 후에도 당이 단일대오를 유지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방탄 정당 후폭풍을 감당하기 만만치 않다. 이 대표가 스스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시라’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검찰 수사가 부당하다며 이에 맞서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 대표가 ‘깡패’ 등 발언 수위를 높인 것을 보면 이 대표의 기조가 바뀌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연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과 체포동의안의 부당성에 대해 호소할 계획이다.

이재명 민주당 체포동의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