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황교안, 김기현 겨냥 “당 안에 있다고 정통보수는 아니다”

황교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2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한 카페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황교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경쟁자인 김기현 후보를 겨냥해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희생을 각오하면서 지킨 게 정통 보수”라며 “당 안에 있(었)다고 정통 보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후보가 아니라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탄핵 때 흔들림 없이 탄핵 반대를 외쳤던 자신이 정통 보수라고 강조한 것이다.

황 후보는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난 정통 보수”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민주당과 야합한 일이 없다. 민주당과 협의를 많이 한 건 김 후보”라고 했다. 박근혜 정부를 “적폐가 아니라 개혁 정부”라며 “박근혜 대통령 사면을 넘어 완전한 명예회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울산 부동산 의혹을 집중 제기하는 이유에 대해선 “당과 나라를 위해 말하는 것”이라며 “명백한 권력형 토건비리다. 사퇴 안하고 버티면 민주당이 가만 놔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황 후보와의 일문일답

-전당대회 판세를 어떻게 보나.

“내 상승세는 분명하다. 지지가 많은 데다 다양해졌다. 20대 지지자가 알려진 것보다 많다. 황교안과 김기현 또는 황교안과 안철수가 결선에 올라갈 것이다.”

-지지층이 겹치는 김 후보와 연대 가능성은.

“김기현은 훌륭한 사람이다. 지금 당대표는 아니라고 하는 거다. 필요한 연대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연대를 말할 때는 아니다.”

-‘울산 KTX역 연결도로’ 의혹 제기를 주도하고 있다.

“당과 나라를 위해 말하는 것이다. 그 연결도로가 원래 설계에서는 김 후보 땅이 아닌 다른 지역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러다 몇 차례 회의를 거쳐 김 후보 땅으로 들어갔다. 이게 저절로 된 건 아니잖나. 수익이 얼마나 났느냐 이전에 명백한 권력형 토건비리다. 김 후보가 사퇴 안하고 버티면 민주당과 좌파가 가만히 두겠나.” (민주당은 지난 22일 가칭 ‘김기현 의원 땅 투기 의혹 진상조사단 태스크포스를 꾸렸다.)

-김 후보는 ‘황 후보가 민주당 같다’고 불쾌감을 표현했다.

“나는 정통 보수다. 민주당과 야합한 일이 없다. 민주당과 협의를 많이 한 것은 김 후보다. (김 후보는) 내가 얘기하는 바람에 민주당이 나선다고 주장하는데, 노(NO)! 이 의혹은 이미 몇 년 전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이 꺼내든 것이다.”

황교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2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모처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김 후보는 정통 보수가 아닌가.

“조사해보면 나오지 않나 (웃음) 비슷하게 볼 수 있다. 그러나 내가 말하는 정통 보수는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지켰느냐, 희생을 각오하면서 지켰느냐 이런 게 정통 보수다. 당 안에 있다고 정통 보수는 아니다.”

-정통 보수를 강조하면 총선에서 중도층을 흡수할 수 있나.

“정통 보수는 ‘틀딱(노인 폄하 표현)’이란 시각이 틀렸다. 따뜻한 정책은 보수가 했다. 보수 정권이 최저임금제를 만들고, 기초연금을 도입했다. 민주당이 기초연금 도입을 얼마나 방해했는지 아나. 진보가 도입한 정책은 다 포퓰리즘이다. 문재인 케어는 퍼주다가 (재정을) 바닥냈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탄핵 후 권한대행으로 자리를 지킨 이미지가 강하다.

“나는 박근혜 정부를 개혁 정부라고 생각한다. 적폐 정부라고 다들 생각하는데, 노(NO). 노동개혁, 공공개혁, 교육개혁, 금융개혁 4대 구조개혁에 나섰고, 공무원 연금개혁은 100% 해냈다. 그게 탄핵되면서 무너진 거다. 사면을 넘어 이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완전한 명예회복이 필요하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려 했던 정책들을 되살려내야 한다. 예를 들어 ‘국정교과서’는 네이밍(이름 짓기)에서 손해를 많이 봤다. 교과서를 왜 나라가 만드냐는 반발에 부딪혔다. 나는 ‘제대로 된 검정교과서’로 학생들이 교육을 받게 하는 게 차선책이라 생각한다.”

-성소수자 혐오발언, 장애인 비하 등 논란에 여러 번 휩싸였다.

“난 소수자에 대한 감수성이 아주 높은 사람이다. 거리에 앉아 뭔가를 파는 노인을 보면 난 어머니 생각이 나서 그냥 못지나간다. 이들은 소수자 아닌가? 퀴어(성소수자) 축제는 우리 가치에 안 맞는다. 동성애하면 애를 못낳지 않나. 나는 기독교인이고, 정통 보수 입장에서 그런 것은 바르지 않다고 말하는 거다. 그렇다고 내가 동성애자에게 욕을 했나 때리기를 했나.”

-태극기부대와 함께 한다고 했다. 극우란 지적이 있다.

“우리나라엔 극우가 없다. 극좌만 있다. 극단은 불법과 폭력으로 뜻을 이루려는 이들인데 우파 중에 그런 사람이 있나. 태극기세력이란 분들, 경기고·서울고 나오고 우리나라를 이끌어온 우수한 분들이 많다. 문재인 정부가 나라를 망가뜨리는 것을 보고 (태극기부대가)생겨난 것이다. 결국 자기 아버지, 어머니인데 극우라고 폄훼해서는 안된다.”

황교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2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모처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지난 총선 패배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있다.

“한 시점만 뚝 잘라서 ‘졌다’고 말해선 안된다. 내가 당대표가 된 2019년에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망한 정당’이라고 했다. 당 지지율이 8% 수준이었다. 내가 대표된 후 한달 만에 20%를 넘었고, 2020년 총선 때는 35%가 됐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기고 정권교체한 것도 거기서 시작된 것이다.”

-대표로 총선 공천도 했는데 당내 ‘친황교안계’가 없다.

“내가 대표되고 지지율이 올라가니 ‘친황계’ 모임 생겼는데 내가 금지했다. 계파 갈등하면 징계한다고 했다. 당에서 날 공격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가 마음에 적으로 둔 사람은 없다. 다만 ‘암덩어리’는 같이 갈 수 없으니 잘라내려 한다.”

-암덩어리는 누구인가.

“뻔하지 않나. 유승민 같은 사람이다. 천하람 후보는 검증을 해봐야 한다. 유승민과 가깝다는 말이 있다. 지금까지 종편에서 (패널로) 얘기한 것 외에 당을 세우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

-30년 집권을 말했다.

“문재인 정권에서 우리나라가 60~70% 정도 사회주의로 나아갔다. 소득주도성장을 도입했고, 역사 교과서에 북한을 미화하고 있다. 한 번만 정권을 더 뺏기면 사회주의가 된다. 민주당을 지배하는 386세대는 혁명론을 공부한 사람들이다.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이 50대 후반이다. 30년이 지나 이들이 80대 중후반이 되면 혁명하겠다고 못하지 않겠나? 그때까지는 우리가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