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박회견 열고 법적 대응 예고까지…김기현, ‘부동산 의혹’ 강경 태세로 전환

정대연·이두리·문광호 기자

수세 몰리며 ‘방치 불가’ 판단…자신감 드러내려는 의도도

황교안·안철수, 합동연설회서 ‘이재명 리스크’ 빗대 공세

강원지역 당원에게 인사하는 후보들 황교안·안철수·김기현·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23일 강원 홍천군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지역 당원에게 인사하는 후보들 황교안·안철수·김기현·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23일 강원 홍천군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3일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KTX 울산 역세권 부동산 투기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다른 후보들로부터 집중 공세를 당하자 직접 해명에 나선 것이다. 회견 이후 열린 합동연설회에서도 투기 의혹 관련 공방이 이어지면서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 후보는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김 후보는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부동산 투기 의혹은 “엉터리 억지 주장”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이 의혹은 김 후보가 1998년 매입한 울산 울주군의 약 11만5000㎡(3만5000평) 규모 임야 근처에 이후 KTX 울산역이 생겼고, 김 후보가 땅값을 올리기 위해 KTX 노선이 자신의 땅을 지나가도록 변경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내용이다.

김 후보 측에 따르면 1998년 토지 매입 당시 개별공시지가는 267~432원이었고, 지난해 기준으로는 1220~2270원이다. 김 후보는 2년 전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 후보가 1800배 시세 차익을 얻었다고 주장했을 당시 인근 도로 옆 아파트 부지를 산 중턱에 위치한 자신의 임야와 비교했다며 “해당 토지 가격이 1800배 올랐다는 건 터무니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 측은 최근 2년간 인근 임야의 실거래가는 평당 4만~20만원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이를 김 후보가 소유한 3만5000평에 적용하면 총 14억~70억원이다. 토지 매입가는 약 2억원이다. 20여년 만에 7~35배가량 오른 것이다.

김 후보는 이날 강원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자기 땅에 터널을 뚫으면 땅값이 떨어지나 올라가나. 이런 허무맹랑한 얘기를 가지고 전당대회를 흐리는 분들을 당대표로 뽑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는 황교안 후보 등을 향해 사과를 요구하면서 “더 이상 거짓 비방에 관용은 없다”고 했다.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힌 것이다. 일부 언론을 상대로는 이미 고소를 준비 중이다.

김 후보가 직접 사실관계 설명에 나서고 강경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해당 의혹은 수년 전부터 야당에서 제기해 온 것이지만, 황 후보가 “권력형 토건비리”로 규정하며 재차 꺼내 들었다. 안철수·천하람 후보도 이에 가세하면서 당대표 선거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의혹과 관련해 당당하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려는 것도 정면 대응에 나선 배경이다. 김 후보는 “청렴결백하게 살았다. 문재인 정부가 죽이려 해도 살아남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합동연설회에서 다른 후보들은 김 후보에 대한 의혹 제기를 이어갔다. 황 후보는 김 후보 사퇴를 재차 촉구하면서 “이재명이 대표 되고 민주당이 제대로 돌아가나. 당대표 뽑고 금방 비대위가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대장동 사태를 일으킨 이재명에게 표를 줄 수 없어 정권교체가 된 것처럼 부동산 의혹이 있는 김 후보가 대표가 되면 국민들 표를 제대로 받을 수 있겠느냐”고 했다. 천 후보는 김 후보 회견에 대해 “본인이 왜 점점 화제를 키우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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