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체포동의안 부결

체포동의안 가까스로 부결…이재명 리더십 ‘치명상’읽음

탁지영 기자

국회 표결 ‘찬성’ 139표, 과반 10표 모자라…민주당 ‘무더기 이탈’

이 대표 “당과 더 소통하고 의견 수렴해서 검사 독재에 맞서겠다”

<b>‘이게 아닌데…’</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자신의 체포동의안 투표 결과를 들으며 무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날 체포동의안은 출석 의원 297명 중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부결됐다. 박민규 선임기자 parkyu@kyunghyang.com

‘이게 아닌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자신의 체포동의안 투표 결과를 들으며 무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날 체포동의안은 출석 의원 297명 중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부결됐다. 박민규 선임기자 parkyu@kyunghyang.com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까스로 부결됐다.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많았지만 찬성표가 출석 의원의 과반이 되지 않아 부결됐다. 민주당 지도부의 압도적 부결 전망과 달리 이탈표가 대량 나온 것이다.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서 이 대표는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받지 않게 됐지만 리더십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다. 출석 의원 297명 중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체포동의안은 부결됐다. 체포동의안은 국회 재적 의원 과반이 본회의에 출석하고 출석 의원 과반(149표)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찬성이 반대보다 1표 많았지만 과반에 10표 모자라 부결된 것이다.

[이재명 체포동의안 부결] 체포동의안 가까스로 부결…이재명 리더십 ‘치명상’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표결에 앞서 이 대표 구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장동 사건, 위례 사건, 성남FC 사건은 단 한 건만으로도 구속이 될 만한 중대 범죄들”이라며 “구속 사유인 ‘도망의 염려’란 화이트칼라 범죄에선 곧 중형 선고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체포동의안은 다른 국민들과 똑같이 법원 심사를 받게 해달라는 요청”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신상 발언을 통해 “영장 혐의 내용이 억지스럽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 사건에 대해 “적극 행정을 통해 5503억원을 벌었음에도 더 많이 벌었어야 한다며 배임죄라고 주장한다”며 “개발이익 환수가 아예 0%인 부산 엘시티, 양평 공흥지구, 일반적인 민간개발 허가는 대체 무슨 죄가 되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해선 “성남FC는 시 예산으로 운영되는 만큼 자체 수입이 늘면 세금 지원이 줄어 성남시가 혜택 볼 뿐, 누구도 사익을 취할 수 없고 실제 사익을 취한 바도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50억 클럽은 면죄부를 주고 도이치모터스는 수사하지도 않는 검찰이 이재명은 반드시 잡겠다고 검사 60여명을 투입해 근 1년간 탈탈 털고 있다”고 부결을 호소했다.

“압도적 부결” 외쳤던 민주당 당혹…여당 “사실상의 불신임”

하지만 표결에서 압도적 부결이 성사되지 않자 민주당은 당혹감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본회의를 마친 뒤 “검찰의 영장 청구가 매우 부당하다는 것을 민의의 전당 국회에서 확인해주셨다”며 “당내와 좀 더 소통하고, 많은 의견을 수렴해 윤석열 독재정권의 검사 독재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 이탈표 관련 질문에는 함구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사실상 정치적 불신임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체포동의안이 부결됐지만 사실상의 불신이자 가결이나 마찬가지”라며 이 대표에게 대표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류호정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와 민주당은 이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입장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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