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체포동의안 부결

민주당 “민주주의 지켜냈다” 애써 포장…국민의힘 “우리로선 최상의 결과” 미소

정대연·신주영 기자

여야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자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의원들이 범죄자의 방탄에 앞장섰다”고 비판했다. 내부에서는 민주당에서 이탈표가 무더기로 쏟아진 데 대해 “우리로선 최상의 결과”라며 함박웃음이 나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표결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은 부정부패 혐의자 1명을 구하기 위해 국민 전체 민심을 버렸다”며 “헌정 사상 유례없는 부적격 불법 대표를 뽑아놓고 70년 정통 국민정당을 방탄 도구로 전락시켰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그러면서도 “표결 결과는 민주당에 아직 공당의 의무와 양심이 일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많은 민주당 의원들조차 ‘검찰의 정치탄압’에 동의하지 않고, 이 대표로는 안 된다는 것을 표시한 것”이라고 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대표에 대한 정치적 사망선고가 내려진 것”이라며 “이 대표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를 결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오늘은 국회 오욕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민주당은 결국 ‘재명의 강’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고 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체포동의안이 국회법상으로는 부결됐지만 정치적으로는 가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친윤(석열)계 초선의원은 민주당 이탈표가 대거 나오면서도 체포동의안이 부결되자 “우리로선 제일 좋은 결과”라고 말했다. 민주당을 향한 ‘방탄국회’ 프레임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윤석열 정권의 부당한 정치탄압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지켜냈다”며 “민주당은 법치를 가장한 윤석열 정권의 사법사냥과 야당 탄압에 결연히 맞서 이겨내겠다”고 밝혔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당내 다양한 의견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며 “많은 의견 수렴을 통해 크게 하나로 묶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는 발칵 뒤집어졌다. 한 수도권 의원은 “무효표나 기권표를 던진 의원들은 이 대표에게 거취를 잘 고민해보라고 간접적으로 경고한 것”이라며 “체포동의안을 가결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순순히 부결해서 지도부가 문제의식을 못 가지면 안 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사실상 정치적으로 탄핵당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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