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체포동의안 부결

민주당 ‘단일대오’ 균열…표면 위로 드러난 친명·비명의 골읽음

윤승민 기자

노웅래 때보다 ‘반대’ 23표 적어…이탈표 최대 37표 달할 수도

이 대표 체제에 대한 근본적 불안감, 무기명 표결에 반영된 듯

<b>불안과 초조의 시간</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자신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투표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parkyu@kyunghyang.com

불안과 초조의 시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자신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투표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parkyu@kyunghyang.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27일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부결은 예측됐지만 민주당 의석(169석)보다 31표나 적은 반대표는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민주당은 압도적 부결을 총의로 결정했지만 반대표가 찬성표에 미치지 못했다. 이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표결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는 전체 재적 의원 299명 중 구속수감 중인 정찬민 국민의힘 의원과 김홍걸 무소속 의원을 제외한 297명이 참여했다. 찬성이 139표로 반대(138표)보다 많았지만 가결 조건인 재석 의원 과반(149명 이상)에 이르지 못해 체포동의안은 부결됐다.

민주당은 지난 21일 의원총회를 열어 체포동의안 부결 총의를 모았다. 지도부는 “압도적인 부결”을 강조해왔다. 지도부 기대와 달리 반대표가 찬성표에도 미치지 못한 것은 이탈표가 나왔기 때문이다. 반대표는 민주당 의석(169석)보다 31표나 적었다. 지난해 12월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때 반대표(161표)보다 23표나 적었다. 친민주당 성향 무소속 5명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고 가정하면 이탈표는 최대 37표에 달했을 수 있다. 찬성표는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114명), 불체포특권 폐지 당론에 입각한 표결을 천명한 정의당 의원(6명)을 합한 것보다 19표 많았다.

이탈표 중 대부분은 기권(9표)·무효(11표)로 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의 영장실질심사 출석에는 찬성하지 않지만 이 대표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보인다. 일부는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이탈 없이 가결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찬성 의사를 피력한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과 양향자 무소속 의원까지 합하면 122표다. 나머지 찬성표 17표는 민주당과 친민주당 성향 의원들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예상외 결과는 이 대표 체제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21일 의총에서 비이재명계 의원들이 부결 필요성을 밝히면서 이번에는 일치단결해 부결시키자는 여론이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당 저변에는 더 이상 이 대표 문제로 검찰 수사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흘렀던 것으로 추측된다. 검찰이 이 대표 구속영장을 추가로 청구하는 과정이 반복되면 민주당은 방탄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내년 총선 전망도 불투명해진다는 공포감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한 비명계 재선 의원은 “앞으로 이 대표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다선 의원은 “이 대표 체제로 내년 총선을 치르는 것에 대한 불안이 있는 것이다. 이 대표에게 신호를 던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병기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검폭정권의 폭거는 좌절됐다. 전열을 재정비하겠다”고 썼다. 안규백 의원은 SNS에 “안타깝고 당혹스럽다”며 “윤석열 정권은 이재명 대표와 우리 당 의원들 사이의 약한 고리를 노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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