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탈표 해석도 해법도 ‘평행선’…균열 키우는 ‘이재명 거취’

김윤나영 기자

민주당 친명, ‘조직적 반란’ 규정 “전 당원 재신임 투표”

비명계 ‘방탄 탈피’ 반박…당 원로 “법원 자진 출석해야”

지지율 전망도 엇갈려…지도부, 의총 열어 봉합 나설 듯

<b>반년 만에 만난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b>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을 마친 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반년 만에 만난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을 마친 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무더기 이탈표 발생 여파로 더불어민주당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친이재명계 의원들은 이탈표의 의미를 ‘조직적 반란’으로 규정했다. 대규모 반란표를 통한 비명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친명계 일각에서 이 대표 재신임 문제를 당원 투표로 묻자고 주장하는 등 이 대표 거취를 둘러싼 갈등도 심해질 조짐이다.

체포동의안 이탈표 사태에 대한 친명계와 비명계의 해석 및 향후 대응 계획은 완전히 엇갈린다. 친명계는 최소 31명이 넘는 이탈표를 비명계의 조직적인 공천권·당권 투쟁으로 본다. 김남국 의원은 1일 MBC 라디오에서 “특정 계파들이 모여서 ‘당대표 내려오라’고 하고 그거 안 하면 체포동의안 가결시키겠다고 실력 행사한 것”이라며 “결국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의원들이 고민하는 것들은 공천에 대한 어려움”이라고 말했다.

지도부에서는 의원총회에서 부결 총의를 모으고도 일부 의원들이 ‘몰래’ 이탈한 데 대한 격앙된 반응도 나왔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처음부터 당당하게 의총에서 말해야지 두더지 작전하듯 가결표를 찍은 것은 비겁하고 비열한 짓”이라고 말했다.

반면 비명계 의원들은 “방탄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총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경고”라고 맞선다. 이상민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에서 “당이 ‘방탄 국회’ 또는 불체포 특권 폐기 공약을 뒤엎는 얘기를 하는 것을 굉장히 고민스러워하는 의원이 많다”고 말했다. 이번 표결 결과가 조직적 반란이 아니라는 반박도 나온다.

친명계에서는 이 대표 재신임을 전 당원 투표로 묻자는 주장도 나왔다. 당원 여론을 이용해 의원들의 반란을 아예 차단하려는 의도다. 친명계 안민석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앞으로 더 거세게 이재명 대표 사퇴 요구가 있을 것”이라며 “이 대표의 판단이 중요하겠지만 이건 당원들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했다.

일부 비명계들은 이 대표가 스스로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설훈 의원은 지난달 21일 의원총회 직전 이 대표와 만나 완곡하게 대표직 사퇴를 촉구했다고 한다.

추가 체포동의안에 대한 대응을 두고도 입장차가 크다. 일부 친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에 대한 두 번째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당론으로 부결하자고 주장한다. 안민석 의원은 “당원 투표로 정하자”고 주장했다. 169석의 민주당이 단체로 본회의 표결에 불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회 재석 의원 과반 불출석으로 체포동의안 투표 성립을 무산시키자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경우 민주당이 노골적으로 이 대표 방탄에 나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당 원로와 비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가 영장실질심사에 자진 출석해야 사퇴 압박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용득 상임고문은 이 대표의 법원 자진 출석이 “대표직을 지키면서 당당하게 사법적으로 대응하는 길”이라고 당부했다. 한 비명계 의원은 “이번만큼은 부결시키고 다음 상황을 보겠다는 의원이 한 30명 정도 되더라”며 “다음에 체포동의안이 또 온다면 가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 지지율을 두고도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린다. 김남국 의원은 “최근 30주 여론조사 결과 평균을 내보면 민주당이 계속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며 “이재명 지도부로는 내년 총선을 못 치른다는 얘기는 객관적이지 못하다”고 말했다. 비명계 의원들은 승부처인 서울에서는 당 지지율이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졌다고 반박한다. ‘방탄 논란’이 이어질수록 무당층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대표가 직접 나서서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수도권 의원은 “ ‘공천 때문에 저런다’고 매도하면 고심 끝에 기권한 의원들이 더 실망한다”며 “이 대표가 이재명을 지키려는 비명계 의원들의 심경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다음주쯤 의원총회를 열어 갈등 봉합을 시도할 계획을 세웠다. 비명계 의원들은 공개 발언을 삼가고 당 지도부의 대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비명계 내에서도 “이 기회에 서로 할 말 하면서 뼈를 깎는 혁신의 계기로 단합을 만들어내자”(김영배)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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