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3·8 전당대회 투표율이 투표 사흘째인 6일 53.13%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 전당대회에서 당원 투표율이 5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대표 후보들은 높은 투표율을 자신의 승리와 연결지으며 선거 레이스 막판 한 표라도 더 끌어오기 위해 분주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는 이날까지 선거인단 83만7236명 중 44만4833명이 투표에 참여해 누적 투표율 53.1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4~5일 진행한 모바일 투표와 이날 시작한 전화 ARS(자동응답) 투표를 합산한 결과다.
이준석 전 대표가 선출됐던 2021년 6월 전당대회의 투표율(45.36%)을 넘어 역대 보수정당 전당대회로는 최고 기록이다. 오는 7일까지 ARS 투표를 진행한 최종 투표율은 60%에 가까울 것으로 전망된다.
당권주자들은 자신의 승리 혹은 결선 진출을 자신했다. 김기현 후보는 이날 연합뉴스TV에 출연해 “(다른 후보들이) 근거없는 네거티브만 계속해서 화가 난 당원들이 많았다”며 “이번에 김기현에게 1차 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줘서 대표가 돼야 당내에 더이상 분란이 없겠다, 그런 분들이 투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후보 측 인사는 이날 “1차 투표에서 아슬아슬한 과반 득표로 대표에 당선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 후보는 ‘김나(김기현·나경원) 연대’ 파트너인 나경원 전 의원의 지역구(서울 동작을)를 방문해 당원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간담회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통 보수의 길을 함께 걸어온 동반자 나경원 (당협)위원장과 저의 하나된 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자리, 어느 때보다 기쁘고 행복하다”고 적었다. 정통보수 정체성을 강조하며 당을 통합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SNS에 ‘0.73% 기적의 정권교체,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없이는 불가능했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지난 대선 단일화 후 안 후보 지지자가 윤석열 후보에게 60.6%, 이재명 후보에게 33.1% 이동했다는 분석 결과도 첨부했다. 정권교체 기여도를 강조한 것이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높은 투표율은 선거 과정에서 (대통령실 개입 등) 불편부당한 일들에 대한 분노가 표심으로 드러난 것”이라며 “결선에서 1대1 구도가 되면 누가 총선 승리의 적임자인지 자연스럽게 비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하람 후보는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모바일 투표를 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많이 투표한 것은 아무래도 개혁 성향의 젊은 세대 투표가 많을 수밖에 없다”며 “김 후보가 조직표를 맹신하고 있다면 큰 코 다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선에 제가 올라가야 개혁의 선명성으로 안 후보를 꺾었다는 드라마가 써진다. 그때부터는 진짜 태풍이 될 것”이라며 “결선에서는 55대 45 정도로 내가 이긴다. 결선에 꼭 보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황교안 후보는 이날 KBS 라디오에 나와 김 후보의 울산 땅 의혹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의혹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며 “(김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