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리스크 돌파 동력으로
10일 경기도서 국민보고회
김종민 “안 먹힌다” 우려
박지현 “사즉생 결단 필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는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흔들리는 리더십 위기를 민생 행보로 돌파하려 하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민생 행보가 돌파 카드가 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대표는 6일 확대간부회의에서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형벌 규정을 없애고 행정 제재로 완화하려는 정부 움직임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 안전과 권리를 위한 제도를 제물로 삼아서 재벌에게 특권을 안기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민주당은 소상공인·자영업자에 전기·도시가스·수도 요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조만간 발의할 계획이다. 이에 맞춰 이 대표는 7일 경기 안양 ‘사우나 파크’에 방문해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어려움을 청취한다.
이 대표는 오는 10일 경기도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와 국민보고회를 재개한다.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처음 열리는 경청투어다. 정치적 기반인 경기도에서 당원들을 총집결해 리더십 위기를 돌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권리당원 입당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지난 금요일(3일) 1만4373명에서 5일 오전 8시 기준 2만3359명이 입당해 매일 평균 3895명이 입당하고 있다”며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강력한 지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비이재명계 사이에서는 민생 행보로 사법 리스크를 돌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종민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민생 행보가) 안 먹힌다. 그러면 어떻게 할 건지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진 유튜브 방송에서 “윤석열 정권에 맞서서 혁신 민주당으로 정치 교체하고 민생 개혁하기 위해서 (대표로) 나왔다는 게 이 대표의 약속이었다”며 “그 길을 가기 위해서 노력을 별로 안 했다고 본다”고 했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금 이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사즉생의 결단”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지는 않는다”면서 “사퇴가 당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되지 않는다고 판단을 하고 있고, 지금은 이 대표가 사퇴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당이 개혁하느냐 마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방탄을 위해 당을 위기로 몰아넣는 이기적인 모습만을 보여줄 뿐”이라며 “이 대표는 당대표로 당선된 이후 국민의 삶도, 정치개혁도, 정당개혁도, 그 어느 것 하나 약속대로 실천하지 않았고 당은 계속 분열되기만 했다”며 대국민 사과와 지도부 인적 쇄신 등 당 혁신을 주문했다. 그는 ‘개혁의 핵심 요소’를 묻자 “당 대변인, 전략기획위원장, 사무총장을 전면 교체하는 게 개혁의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매주 화요일 비공개 토론을 해온 당내 비명계 의원 모임 ‘민주당의 길’은 지난달 28일에 이어 7일에도 모임을 취소했다. 체포동의안 이탈표 여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분란의 여지를 만들지 않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