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거부권’ 간호법 제정안, 본회의 재투표서 부결

간호법 제정안 국회서 최종 부결

윤 정부 들어 두 번째 법안 폐기

방송법·노란봉투법도 ‘경색’ 예상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간호법 제정안이 재표결 끝에 부결된 뒤 대한간호협회 회원들이 방청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간호법 제정안이 재표결 끝에 부결된 뒤 대한간호협회 회원들이 방청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두 번째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던 간호법 제정안이 30일 다시 국회 표결에 부쳐졌지만 부결돼 폐기됐다. 6월 임시국회에서도 방송법 개정안,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등을 두고 ‘야당 단독 처리 후 대통령 거부권 행사’의 경색 국면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출석 의원 289명 중 찬성 178표, 반대 107표, 무효 4표로 간호법 제정안을 최종 부결시켰다.

부결은 예상된 수순이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률안을 다시 국회에서 통과시키려면 출석 의원 3분의 2(193명)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의석 분포상 국민의힘(113명)에서 이탈표가 다수 나오지 않는 한 불가능했다. 이날 표결에서도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 의원들은 대부분 찬성표를 던졌지만,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가 반대 당론에 따라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윤석열 정부 들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국회로 돌아와 폐기된 것은 지난달 재투표에서 부결된 양곡관리법에 이어 두 번째다. 재투표에서 부결된 법안은 폐기되고 이번 국회에서 다시 발의될 수 없다.

간호법 제정안은 의료법 내 간호 관련 내용을 분리해 간호 인력의 자격, 업무 범위, 처우 개선 등을 담은 법이다. 지난달 27일 국민의힘 반대 속에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유관 직역 간 과도한 갈등을 불러온다”며 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간호법 제정을 돕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을 두고,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야당의 법안 단독 처리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이어지는 여야 경색 국면은 오는 6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방송법 개정안, 노란봉투법, 취업 후 학자금 상황 특별법 개정안 등의 단독 처리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간호법 제정안 부결 후 논평에서 “숙의 없는 민주당의 입법 폭주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며 “민주당은 법을 통한 갈라치기를 중단하고 국민 건강 증진과 간호사 처우 개선을 위한 진정성 있는 사회적 논의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부결 후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간호사들의 오랜 열망이자 국민의 건강을 위한 간호법이 결국 좌초됐다”며 “더 내실 있게 공공의료 체계를 강화할 수 있는 법안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입장문에서 “정치적 대립으로 법률안이 재의 끝에 부결되는 상황이 반복돼 매우 유감”이라며 여·야·정이 함께 정책 대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김영경 대한간호협회장은 부결 후 국회 본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권력의 부당한 공권력 행사”라고 반발했다. 그는 “의사와 의료기관의 부당한 불법진료 지시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에 참여하고 내년 총선에서 부패정치와 관료를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본회의에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을 선출하는 안건도 통과됐다. 지난해 7월 여야 합의에 따라 올해 6월1일부로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과방위원장과 행정안전위원장을 바꿔 맡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민주당 몫 상임위원장은 오는 6월 임시국회에서 선출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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