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태원특별법 2일 합의 처리

박순봉·이두리 기자

‘직권조사·영장청구권’ 삭제·특조위원장 협의 선출 ‘수정안’ 마련

거부권 행사 92일 만…채 상병 특검·전세사기특별법은 합의 못해

여야가 2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처리하기로 1일 합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특별법에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지 92일 만이다. 유족은 “만시지탄이지만 진상규명에 첫걸음을 뗄 수 있게 된 점은 다행”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환영한다”고 했다.

이양수 국민의힘·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합의사항을 전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의 핵심 내용은 참사 발생 원인과 책임 소재 등을 독립적으로 진상규명하기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를 설치하는 것이다.

여야는 특조위 구성과 활동 기간, 조사방식 등 주요 사항에 합의했다. 먼저 특조위의 직권 조사 권한 및 압수수색 영장청구 의뢰 관련 조항을 법안에서 삭제하기로 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독소조항이라고 반대했던 내용이다. 이 수석부대표는 “두 가지 안에 대해서 민주당에서 협치의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특조위 구성은 국회의장 몫인 위원장 1인을 여야가 협의해 정하고 여야가 4명씩 위원을 추천해 총 9명을 두도록 했다. 특조위 활동 기간은 1년 이내로 하고 3개월 이내에서 연장하기로 했다. 구성과 기간은 민주당의 요구가 수용됐다. 박 수석부대표는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피해자 가족분들이 여야가 합의해서 처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합의 처리에 주력을 했다”고 말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입장문을 내고 “만시지탄이지만 159명의 희생자를 낳은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에 첫걸음을 뗄 수 있게 된 점은 다행”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또 “정부 기관과 공직자들을 조사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기구의 특성상 정부·여당의 영향에서 자유로운 위원을 추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간의 회담을 통해 여야 간 협치와 정치의 복원이 시작됐는데 이번 이태원특별법 합의는 구체적 첫 성과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앞으로도 산적한 국정 현안에 대해 여야가 신뢰에 기반한 소통을 통해 합의를 이루고 협치를 계속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돌려보낸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재적 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다만 여야는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전세사기특별법 등 다른 쟁점 법안에 대해선 합의하지 못해 추후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민주당은 2일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이 수석부대표는 “이견이 있거나 합의 안 된 법안을 올릴 경우에는 본회의를 원만하게 개최하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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