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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보이는 손’이 후보 정리”…국회의장 선거 ‘명심’ 개입 비판 확산

김윤나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던 정성호(왼쪽부터), 우원식, 조정식, 추미애 후보자들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 총회에 입장해 손잡고 있다. 이들 중 정성호, 조정식 후보는 지난 12일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던 정성호(왼쪽부터), 우원식, 조정식, 추미애 후보자들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 총회에 입장해 손잡고 있다. 이들 중 정성호, 조정식 후보는 지난 12일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경선에 ‘명심(이재명 대표 마음)’이 개입하고 있다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조정식·정성호 의원이 지난 12일 동시에 사실상 교통정리됐고 친이재명(친명)계 지도부는 추미애 후보 추대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다. 입법부의 수장을 뽑는 선거에 야당 대표의 뜻이 작용하고, 당이 인위적으로 개입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친명계 지도부는 조·정 의원이 후보직을 사퇴한 이후 노골적으로 추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14일 김어준씨의 유튜브 방송에서 ‘두 후보 사퇴에 이 대표의 의중이 담겼나. 그렇게까지 추 당선인이 당선돼야 하나’라는 질문에 “당원과 지지자들이 이렇게 (추 후보를) 원한다면 민심이 천심 아니겠나”라며 “이 대표의 마음도 수용하는 쪽으로 가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 측 인사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이 ‘의장 선거 과열 경쟁이 우려된다’면서 두 의원에게 직간접적으로 후보직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의원은 마지못해 후보직을 사퇴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은 강경 성향인 추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들은 ‘당심에 따라 의장을 뽑아야 한다’고 의원들을 압박하고 있다. 김용민 정책수석부대표 등 일부 당직자들은 추 후보 선거운동을 돕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선 ‘보이지 않는 손’ 논란에 대한 공개 비판이 나왔다. 우상호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에서 “민주당은 당내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정당”이라며 “구도를 정리하는 일을 대표나 원내대표가 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우 의원은 “5선, 6선쯤 되는 중진 의원들이 처음부터 나오지 말든가, 나와서 중간에 드롭하는 모양을 보면서 저는 사실 자괴감 같은 게 들었다”며 “만일 이 두 분이 박 원내대표나 혹은 이 대표와 가까운 혹은 분들의 어떤 권유를 받아서 중단한 거라면 이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박수현 충남 공주·부여·청양 당선인은 CBS 라디오에서 “국회의장까지 당심, 명심이 개입해서 정리된 건 역대 처음”이라며 “당내 후보를 결정하는 과정이지만 삼권분립의 한 축인 국회의 문제인데, 그렇게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전남 해남·완도·진도 당선인은 BBS 라디오에서 “당심이, 명심이 이런 정리를 하는 것은 국민들한테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가 추 후보를 지원한 것도 논란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과거엔 의장 선거는 물론이고 원내대표 선거에서조차 당 지도부나 핵심 당직을 맡은 의원들이 특정 후보를 돕거나 후보들 간 구도를 정리한 예가 거의 없었다”며 “이번엔 그 불문율을 깨고 ‘보이지 않는 손’이 아니라 대놓고 ‘보이는 손’이 개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특히 원내대표단은 추 후보뿐 아니라 정성호, 조정식, 우원식 의원을 포함한 모든 당 소속 의원들의 대표인데 선거에 개입하는 게 말이 되나”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이번 의장 선거에 친명계 후보들 표 분산을 막기 위해 처음으로 결선투표제까지 도입했는데, 굳이 후보들을 인위적으로 정리시켜 제도의 취지를 무너뜨렸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 상당수는 ‘보이지 않는 손’ 논란에 침묵하고 있다. 당에 쓴소리할 의원들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당내 민주주의 후퇴를 우려해왔던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은 22대 총선 공천에서 대거 탈락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친명계 주류와 다른 생각을 말하면) ‘수박’(겉은 민주당이지만 속은 국민의힘 성향 정치인을 뜻하는 은어)이라고 할까 봐 말을 못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이러한 분위기 조성에 한몫했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당선인 총회에서 “우리는 한 개개인이 아니라 민주당이라는 정치 결사체 구성원”이라며 “당론을 무산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국회의장의 기계적 중립은 원활한 국회 운영을 위해 필요한 기본 조건인데, 옹립 내지는 낙점하는 식으로 수직적으로 국회의장을 만드는 게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며 “단기적으로는 일사분란하게 민주당의 당론을 관철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민주당의 건강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엄 소장은 “의장 옹립이 이 대표의 다음 대선 가도에도 독이 될 수 있다”며 “민주당이 ‘개딸 정당’이 된 데 이어 국회마저 ‘개딸 국회’가 될 우려가 있다. 국회의장은 의전 서열 2위이고 야당 당대표는 8위인데 야당 대표가 국회의장을 지목하는 모양새도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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