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지지율 동반 추락 여당…총선 때 ‘이·조 심판’ 처럼 야당 때리기 주력

조미덥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9.30 박민규 선임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9.30 박민규 선임기자

국민의힘 지지율이 윤석열 대통령과 동반 추락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보수층의 기대가 꺾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 때 위기 상황에서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을 들고나왔던 것처럼 다시 야당 때리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리얼미터가 3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9.9%(더불어민주당 43.2%)를 기록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20%대로 하락했다. 윤 대통령 지지율 25.8%와 동반 최저치였다. 지난 23~27일 유권자 2507명에게 한 조사(응답률 2.6%,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 포인트)다. 지난 24일 대통령실 만찬에서 독대 여부를 두고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갈등을 빚은 점, 의정갈등 해법을 내놓지 못한 점 등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대표는 지난 7월 취임 후 2개월 동안 당정관계를 수평적으로 변화시키려 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윤 대통령과 원활한 소통을 통한 문제 해결을 기대한 지지층이 많았는데, 김건희 여사 관련 대응, 의정갈등 해법을 끌어내지 못하고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거절당한 처지에 몰렸다. 윤태곤 더모아 실장은 통화에서 “이 정도면 보수층에서 지지를 철회한 건데, ‘한동훈 너도 별수 없구나’ 하는 실망감, 이러다 다 죽는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약속한 제3자 추천 방식의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발의는 언제 실현될지 알 수 없다.

한 대표는 당내 주류인 친윤석열(친윤)계 의원들에게 리더십을 확장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불거진 추경호 원내대표와 친한동훈(친한)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 간 신경전이 난맥상을 대변한다. 친윤계 인사들은 한 대표가 최근 한 중진의 자녀 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의원들이 모인 자리에 와서 대화를 나누지도 않았다고 혀를 차기도 했다.

박성민 민기획 대표는 통화에서 “의원들이 한 대표의 리더십에 회의적이라 한 대표가 당내에서 세력을 확장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야당이 대통령 탄핵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당을 하나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한 대표가 (분란을 일으키는) 측근들부터 잘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서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등으로 판세가 어려울 때 들고나온 ‘이·조 심판’처럼 야당 때리기로 위기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민심의 화살을 더불어민주당으로 돌리려는 전략이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에서도 민주당을 비판하는 메시지가 주를 이뤘다. 한 대표는 민주당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동조하지 않는 데 대해 “이렇게 불확실성을 조장하는 자체가 대한민국 자본시장을 심각하게 해한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법 리스크도 강조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검찰 구형을 앞둔 이 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이 대표가 거짓말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탄핵을 이끌어 이 대표가 맞닥뜨린 사법적인 문제를 어떻게든 늦춰보자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탄핵의 밤’ 국회 행사를 주선한 강득구 민주당 의원 등을 언급하며 “정권 선동의 본체는 민주당”이라고 공세를 취했다. 그는 이날 국회 사무총장을 불러 “헌법 질서를 파괴하는 행사를 용인하다니 묵과할 수 없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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