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파이브아이즈, 냉전시대 산물...북한 말고 다른 나라들도 군사행동 해"

김유진 기자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겸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15일 북한의 장거리 순항미사일 발사와 관련 “다른 나라들도 군사행동을 하고 있다”며 미국을 우회 비판했다. 왕 부장은 또 미국 의회가 기밀정보 공유 동맹 ‘파이브 아이즈’를 한국 등으로 확대하려고 추진 중인 것과 관련 “냉전시대의 산물”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그는 최근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에 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모두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를 희망한다. 북한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군사행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행동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북한이 문제삼아온 한·미연합훈련을 겨냥해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왕 부장은 지난달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해서는 공개적으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주장한 바 있다. 왕 부장은 그러면서 “대화를 재개하는 방향으로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한국이 중국보다 미국에 기울었다고 평가하냐’는 질문에는 “미국을 선호하는지 중국을 선호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는 명확하다. 중국과 한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로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한국과 중국은 상생을 추구해야 한다”며 “중국은 양국 관계가 계속 발전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 한국 등 동맹을 규합해 본격적인 중국 견제에 나선 가운데, 중국도 한·중 협력을 내세워 한국을 중국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앞서 회담 전 모두발언에서도 “새로운 정세 하에 한층 더 공동체 인식을 강화하고, 공동이익을 지속 확대하고 협력의 잠재력을 부단히 발굴하자”고 했다.

왕 부장은 한국 등을 기밀정보 공유 동맹 ‘파이브 아이즈’에 포함하려는 미 의회 움직임을 두고는 “완전히 냉전시대의 산물이자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 전망과 관련해선 “시 주석은 방한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면서도 “코로나 상황이 완전히 안정됐을 때 안심하고 고위급 교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인사를 초청할 의사에 대해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통해 각국을 초청하는 것이 국제적 관례”라며 “중국은 주최국으로서 IOC와 각국 지도자를 초청할 수 있는지 논의하기를 원하며, 현재 논의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파트너로서 긴밀히 협력해왔다”며 “앞으로도 충분히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일관되게 지지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또 “2018년 평창에서 시작되고 2021년 도쿄,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이 방역, 안전, 평화 올림픽으로 성공적으로 개최되어 코로나19 극복하고 세계 평화를 위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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