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커스' 파장, 핵보유 찬성 여론 높은 한국서 가장 우려"

김유진 기자

미국·영국·호주의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 발족과 호주로의 핵잠수함 기술 이전에 따른 파장이 한국에서 가장 크게 나타날 것으로 분석한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한국이 여타 나라들보다 핵보유에 찬성하는 여론이 높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성공학나 핵잠수함 보유를 추진한 경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시아태평양 핵비확산 군축 리더십 네트워크(APLN)는 6일 공개한 ‘오커스 깊이보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위험과 이익’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오커스 출범 이후 국제 핵확산 통제 체제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미국과 영국이 호주에 핵추진잠수함 기술을 지원하기로 한 결정이 규칙을 어긴 것으로 간주될 경우 (국제사회에서) 나라들 간 분열을 심화시키고 핵확산을 늦추기 위한 약속들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보고서는 “비확산 전문가들은 아태 지역 내에서도 한국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는 “한국은 호주, 일본과 달리 핵무기 개발을 선호하는 여론이 높고, 최근 핵보유국이 아닌 나라 중 처음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성공리에 마무리하는 등 단기간 내에 실행가능한 핵무기를 완성할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오커스 발족 이후 ‘최악의 시나리오’로 “핵무기 보유를 찬성하는(pro-nuclear)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한국”을 포함해 여러 나라들에서 핵 보유 관련 로비가 활발해지는 것을 꼽았다. 그러면서 “한국 안에서 핵보유에 찬성하는 로비가 힘을 얻게 되면 잠재적으로 역내 ‘핵 도미노’ 현상을 촉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중국, 러시아, 파키스탄은 물론 한국과 일본 역시 핵잠수함 보유를 추진하겠다는 유혹을 느낄 것으로 전망하면서 “특히 원자력추진잠수함을 목표로 이미 미국의 지원을 확보하려고 시도한 한국은 왜 미국의 다른 동맹(호주를 지칭)은 성공했지만 자국은 실패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고도 적었다.

미국이 주도한 오커스 결성이 한국에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핵 문제 해결을 우선 과제로 다루지 않겠다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보고서는 “오커스는 특히 한국을 비롯해 역내 몇몇 국가들로부터 미국의 아태 지역 전략이 온통 중국에 관한 것(all about China)이며, 북한 핵 문제의 진지한 해결이 바이든 대통령의 우선순위도 아니라는 증거로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는 북핵 문제에 대해 상대적으로 침묵해왔다”고 덧붙였다.

미국 로스앤젤리스급 핵잠수함 오클라호마시티함(SSN 723)이 지난 8월19일  괌 미 해군기지로 돌아오고 있다. 미 해군 제공 ·AP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리스급 핵잠수함 오클라호마시티함(SSN 723)이 지난 8월19일 괌 미 해군기지로 돌아오고 있다. 미 해군 제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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