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 한·미 시각차 불거지자…외교부 "속도감있고 진지한 협의 진행 중"읽음

김유진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종전선언에 대해 ‘다른 관점’을 언급한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발언을 계기로 한·미 간 종전선언을 둘러싼 시각차가 부각되자 외교부가 “매우 속도감 있고 지속적이며 진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28일 기자들과 만나 “종전선언과 관련해 한·미 각급에서 긴밀한 협의가 계속되고 있다”며 “한·미 간 협의는 상호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지하고 속도감 있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외교는 양국 간 입장 차이는 좁히고 동시에 공동인식과 공통점을 확대하는 과정”이라며 “한·미 협의 역시 이런 방향으로 소기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은주 외교부 부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종전선언에 대한 한·미 간 이견에 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시각차에 관한 부분은 외교적 협의를 통해 풀어나갈 수 있는 사안이며, 구체적 사안에 대한 한·미 간 협의는 현재 진지하고 심도 있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가 이날 종전선언과 관련 ‘속도감있고 진지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거듭 강조한 것은 정부의 대미 설득 노력에도 한·미 간 종전선언을 바라보는 인식차가 크다는 지적이 집중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26일(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종전선언과 관련 “우리는 각각의 단계에 대한 정확한 순서, 시기, 조건에서 다소 다른 관점을 갖고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한 이후 미국이 현 시점의 종전선언 추진에는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는 해석도 나왔다.

정부는 설리번 보좌관의 발언의 배경에 대해 한·미가 대북정책에서 ‘전략은 일치하되 방법론에서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나왔다고 분석하고 있다. 안 부대변인도 설리번 보좌관이 ‘주요 전략적 제안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입장이 일치되어 있다’고 한 부분을 언급하며 “(발언을) 전체적으로 균형 있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이날 YTN 라디오에 나와 “(한·미 간) 다소 시각차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을 이견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이후 한 달 여 동안 미측과 진행된 외교장관, 안보실장,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통해 미국도 종전선언이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유효한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 정부 측 설명이다. 한·미가 문안 협의를 진행하는 것도 ‘속도감있는 협의’의 결과라는 것이다. 정부는 종전선언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선언이며, 북한의 핵심 요구사항인 ‘적대시 정책 철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조치라는 논리로 미국을 설득해왔다.

그러나 미국 안보사령탑이 공개적으로 ‘다른 관점’을 언급하고 미 행정부 법률가들이 종전선언 파급효과에 대한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정부의 이 같은 설명이 얼마나 설득력을 얻을 지는 미지수다. 한·미가 인도협력, 종전선언을 포함한 신뢰구축 조치에 대해 협의하는 것은 바이든 정부의 ‘전제 조건 없는 대화’ 제의에 반응하지 않는 북한을 향해 대화 재개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과 교황청 공식방문 등을 위해 이탈리아, 영국, 헝가리 순방길에 오르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8일 성남 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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