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 발사 포착”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 박은경 기자
북한이 지난 17일 ‘북한판 에이태킴스’(KN-24)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7일 ‘북한판 에이태킴스’(KN-24)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27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다. 이달 들어서만 6차례 무력 시위다. 전례 없는 ‘몰아치기식’ 시험발사로 핵·미사일 역량을 고도화하고 대외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는 27일 “북한이 오늘 오전 8시쯤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면서 “이 미사일 두 발의 비행거리는 약 190㎞, 고도는 20㎞가량으로 탐지됐다”고 밝혔다. 최고 속도와 비행 궤적 등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해상 표적으로 설정한 함경북도 길주군 무수단리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을 타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합참은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이날 발사체 발사는 새해 들어서 여섯 번째 무력 시위다. 지난 25일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한 후 이틀 만이다.

북한은 새해에만 탄도미사일을 네 차례 발사했다. 지난 5일과 11일 자강도 일대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14일 평안북도 의주 일대 철로 위 열차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사흘 뒤인 17일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북한판 에이테킴스’(ATACMS)로 불리는 KN-24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쐈다.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지난 19일 정치국 회의에서 2018년 4월 이래 지켜온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모라토리엄(유예) 철회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첫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다.

미국 조 바이든 정부는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독자제재에 나섰지만 북한은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북한은 자신들의 필요에 따른 미사일 능력 증강은 꾸준히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국방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 2년차를 맞은 북한은 군 동계훈련 기간에 맞춰 다양한 기종의 미사일 운용 능력을 시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훈련을 명분으로 미사일 시험발사를 몰아치면서 국방력 강화와 체제 결속을 노린다는 분석이다. 내달 16일인 김정일 위원장의 80회 생일(광명성절)과 4월15일 김일성 주석의 110회 생일(태양절)을 성대하게 맞기 위해 추가적인 미사일 개발 성과를 위한 시험일 수도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경쟁 장기화에다 최근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러 갈등 격화 등의 틈을 파고 든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이번 발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8일 앞두고 이뤄졌다. 북한이 동맹인 중국이 공들여 준비하는 국가적 행사에 앞서 군사행동을 감행할 수 있는 것은 중국이 이를 용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묵인하면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사실도 지적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이 정치국 회의에서 밝힌 대로 모라토리엄을 깨고 ICBM·위성 발사 등의 카드를 꺼낸다면 한반도 정세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청와대는 이날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의 연속된 미사일 발사가 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한국과 국제사회의 요구에 반하는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청와대는 이번에도 ‘도발’이나 ‘규탄’ 표현은 쓰지 않았다. 북한의 행위가 판을 완전히 깨려는 의도까지는 아니라고 보고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도 한반도의 시계를 긴장과 갈등의 과거로 되돌리는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평화를 위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대화로 나올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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