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윤 대통령, 전용기서 특정 언론만 따로 대화…대통령실 “평소 인연”

발리 | 심진용 기자

발리로 이동 중 ‘사적 만남’…MBC 탑승 배제 이어 또 ‘구설’

연이은 정상회담은 취재 제한…“편협한 언론관 확인” 비판

‘전용기 MBC 배제’ 논란으로 시작한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이 ‘전용기 특정 언론사 면담’ 논란으로 확산됐다. 윤 대통령이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인도네시아 발리로 이동하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특정 언론사 기자들을 따로 불러 대화한 것이 알려지면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5일 발리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전용기 안에서 특정사 기자들과 어떤 대화를 나눴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통령이 평소 인연이 있어 이동 중에 편한 대화를 나눴을 뿐”이라며 “취재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국민 세금을 들인 대통령 순방 중에 특정사 기자들과의 사적 대화가 적절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제가 평가할 입장에 있지 않다”고 답했다.

앞서 동남아 순방 사흘째인 지난 13일 밤 특정 언론사 기자 2명이 캄보디아 일정을 마치고 인도네시아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서 승무원 안내에 따라 윤 대통령 부부가 있는 공간으로 이동해 1시간가량 대화한 사실이 알려졌다. ‘국익’을 위한 조치라며 MBC 기자 탑승을 배제했던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윤 대통령이 특정 언론사 기자들을 따로 불러 면담한 것이다. MBC 탑승 배제에 이어 프놈펜에서 진행된 한·미, 한·일 정상회담도 대통령실 관계자가 회담장에 들어가 관련 내용을 전달하는 전속 취재 방식으로만 진행하고 풀(공동)취재단의 접근을 막으면서 ‘취재 제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순방 출국 직전 MBC의 지난 9월 윤 대통령 뉴욕 순방 중 비속어 논란 보도 등을 문제 삼으며 전용기 탑승 불가를 통보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 국민의 세금을 써가면서 해외 순방을 하는 것은 중요한 국익이 걸려 있기 때문”이라며 “기자 여러분께도 외교안보 이슈에 관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MBC는 전용기 대신 민항기로 윤 대통령 순방 일정을 취재했다. MBC 탑승 불허 조치를 비판한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도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거부하고 민항기를 이용했다. 발리로 향하는 전용기에도 이들 3개 매체는 탑승하지 않았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전용기 내 특정 언론사와의 면담 논란에 대해 “대통령 전용기는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공적 공간으로 국민의 알권리를 대행하는 언론에 동등한 취재 기회가 제공되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며 “이를 망각한 대통령의 모습은 공사를 구별하지 못하는 그릇된 인식과 편협한 언론관만 확인하게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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