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 최강 ICBM 보유’ 선언한 북한, 다음 행보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와 탄두 소형화읽음

박은경 기자    박광연 기자
북한이 지난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험발사를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지난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험발사를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성공을 공식 선포하고 ‘핵병기’ 강화 방침을 밝혔다. 향후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다탄두 탑재를 위한 탄두 소형화·경량화 등을 위한 추가 시험 발사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 노동신문은 20일 ‘조선노동당의 엄숙한 선언’이라는 정론에서 지난 18일 ICBM 시험발사와 관련해 “이 행성 최강의 대륙간탄도미사일보유국”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평화수호의 위력한 보검인 핵병기들을 질량적으로 계속 강화할것”이라며 질적 발전 의지를 밝혔다. 앞서 19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이뤄진 ICBM 시험발사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사실을 밝혔다. 시험발사 목적은 “‘무기체계의 신뢰성’과 ‘운용믿음성’ 검열”이라고 했다.

북한은 발사된 화성-17형이 고도 6040.9㎞, 비행거리 999.2㎞, 비행시간 4135초(69분)이라고 밝혔다. 이는 우리 군 당국의 당시 발표내용과 거의 같다. 고각발사가 아니라 정상각도(30~45도)로 쐈다면 1만5000㎞를 넘는 사거리로 미국 본토 전역이 사정권에 포함된다. 화성-17형은 지난 3월16일 발사에서는 고도 20㎞를 넘지 못하고 공중 폭발했고, 지난 3일에도 2단 분리 후 비행에 실패했다.

이번 시험발사로 비교적 단기간 만에 단 분리와 정상 비행 성공을 과시하면서 상당한 기술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받는다. 2017년 11월 ICBM 화성-15형(사거리 1만3000㎞) 시험발사로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지 5년 만에 사거리 1만5000㎞로 업그레이드된 화성-17형을 공개한 것이다. 다만 ICBM으로서 의미를 가지려면 대기권 밖으로 나갔던 탄두가 대기권 안으로 재진입해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탄두가 대기권 재진입시 발생하는 6000도 이상 마찰열에 타버리지 않도록 보호하는 열차폐 기술과 정밀유도 장치 등이 필요하다. 또 핵탄두를 ICBM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소형화해야 한다.

북한이 지난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험발사를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지난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험발사를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이 때문에 북한의 다음 행보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 검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각 발사한 탄두는 재진입시 거의 수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대기권으로 비스듬히 진입하면서 많은 열량을 견뎌야 하는 정상각도 발사 시험이 필요하다. 지리적 특성상 ICBM을 정상각도로 발사할 만한 공간은 태평양 해상 등이다. 또 대기권 재진입 검증을 완료하려면 탄착지에서 탄두를 회수해야 하는데 이 또한 쉽지 않다.

대기권 재진입 이후에는 다탄두 탑재를 위한 탄두 소형화가 과제로 남는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1만5000㎞ 사정권 안의 임의의 전략적 대상들을 정확히 타격 소멸하는 명중률을 더욱 제고해 핵선제 및 보복타격 능력을 고도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개별유도 다탄두 재진입체(MIRV)를 탑재한 ICBM 완성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의 미사일에 여러 개의 핵탄두를 탑재하기 위해서는 소형 핵탄두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7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도 있다.

화성-17형 등 ICBM이 전력화된다면 김 위원장이 이번 ICBM 발사를 현지 지도하면서 언급한 ‘대륙간탄도미사일부대’가 이를 운용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19일 보도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부대들’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ICBM을 담당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부대를 여러 개 두고 있다고 공개한 것이다. 이 같은 부대들은 북한 ‘전략군’ 예하에 편성돼 북·중 국경지대 등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편제상이 아닌 실질적으로도 기능하는지는 ICBM의 실전 배치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한미가 19일 미 공군의 B-1B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재전개한 가운데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미국 전략폭격기 B-1B의 한반도 재전개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하루 만에 이뤄졌다. 합참 제공

합동참모본부는 한미가 19일 미 공군의 B-1B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재전개한 가운데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미국 전략폭격기 B-1B의 한반도 재전개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하루 만에 이뤄졌다. 합참 제공

북한의 ICBM 발사에 대해 한·미는 연합공중훈련으로 대응했다. 19일 미국 전략폭격기 B-1B가 한반도에 전개했으며, 한국 공군의 F-35A와 미 공군의 F-16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으로 진입하는 B-1B를 호위하면서 연합 편대비행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훈련을 실시했다.

군 당국은 한·미, 한·미·일 공조를 통한 대북 확장억제를 강조하고 북한은 비례적 대응을 내세우면서 ‘강 대 강’ 대립이 더 첨예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발사 현장에서 “적들이 핵타격수단들을 뻔질나게 끌어들이며 계속 위협을 가해온다면 우리 당과 공화국정부는 단호히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 대답할 것”이라며 경고했다. 앞서 최선희 외무상은 지난 17일 담화에서 “미국이 ‘확장억제력 제공 강화’에 집념하면 할수록 그에 정비례하여 우리의 군사적 대응은 더욱 맹렬해질 것”이라는 밝혔다.


경향티비 배너
Today`s HOT
부활절 앞두고 분주한 남아공 초콜릿 공장 한 컷에 담긴 화산 분출과 오로라 바이든 자금모금행사에 등장한 오바마 미국 묻지마 칼부림 희생자 추모 행사
모스크바 테러 희생자 애도하는 시민들 황사로 뿌옇게 변한 네이멍구 거리
코코넛 따는 원숭이 노동 착취 반대 시위 젖소 복장으로 시위하는 동물보호단체 회원
불덩이 터지는 가자지구 라파 크로아티아에 전시된 초대형 부활절 달걀 아르헨티나 성모 기리는 종교 행렬 독일 고속도로에서 전복된 버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