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우크라전 개전 후 ‘충돌 회피’ 군사 핫라인 한차례 가동”읽음

김재중 기자
우크라이나 남성이 28일(현지시간) 도네츠크주 시베르스크에 있는 자신 소유의 땅에서 땔감으로 쓰기 위해 폐목을 모으고 있다. 시베르스크|로이터연합뉴스 사진 크게보기

우크라이나 남성이 28일(현지시간) 도네츠크주 시베르스크에 있는 자신 소유의 땅에서 땔감으로 쓰기 위해 폐목을 모으고 있다. 시베르스크|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오판에 의한 확전을 방지하기 위해 군사 당국 간에 설치한 핫라인을 한차례 실제 가동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현지시간) 미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당국자는 미국이 ‘충돌 회피’를 목적으로 개설된 전화를 러시아에 걸어 우크라이나의 중요 인프라 시설을 겨냥한 러시아군의 작전에 관해 확인한 사례가 한차례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미국이 핫라인을 가동한 시점과 원인이 된 이슈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15일 러시아제 미사일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폴란드에 떨어져 2명이 숨지는 피해가 발생했을 때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 사건이 발생한 직후 폴란드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지목했다. 당시 나토가 긴급회의를 열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 중이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주요 7개국(G7) 정상들도 즉석 회의를 여는 등 긴박하게 돌아갔다. 조사 결과 이 미사일은 우크라이나에서 발사돼 폴란드에 잘못 떨어진 사고로 추정됐지만 미국과 나토는 근본 책임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있다고 비난했다.

로이터는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 단지인 자포리자 원전을 겨냥한 공격, 우크라이나 남부 노바 카후호카댐 폭파 우려 등 핫라인이 가동됐음 직한 사안은 여럿 있었다고 분석했다. 다른 당국자는 충돌 회피 핫라인이 사용됐다면 우크라이나 항공기를 뒤쫓던 러시아 전투기가 폴란드 영공을 침범했을 때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 3월 미군 유럽사령부와 러시아 국가방위관리센터 사이에 충돌 회피 전화 채널을 개설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과정에서 상호 간의 오판 때문에 핵보유국인 양국이 직접 군사적으로 충돌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양측은 하루 두 차례 시험통화를 하고 있다.

핫라인 개설 당시 미군 당국자는 핫라인의 취지에 관해 “우리가 수화기를 들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하는 일들에 관해 우려를 표명하는 다목적 전화선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말 그대로 긴급한 상황에서 상대의 의도를 확인하기 위한 용도라는 것이다. 미·러는 충돌 회피 핫라인 외에 외교장관, 국방장관, 참모총장, 국가안보보좌관, 중앙정보국장 등 고위 외교·안보 당국자 사이에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양국 간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 이행을 위한 회의를 29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 예정이었지만 회의 개최 하루 전 러시아의 일방 통보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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