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략핵 ‘다량 생산’, 전술핵 ‘비행장별’ 작전화···한반도 역대급 긴장읽음

박광연 기자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부대가 18일 오후 평양국제비행장에서 화성-15형 ICBM을 고각발사했다고 조선중앙퉁신이 1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부대가 18일 오후 평양국제비행장에서 화성-15형 ICBM을 고각발사했다고 조선중앙퉁신이 1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20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핵 다량생산을 공언했다. 태평양으로 미사일을 쏠 수 있다며 미국을 겨냥한 ICBM 정상각도 발사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날 발사한 초대형방사포의 경우 남한 공군 비행장마다 4발씩 할당해뒀다며 전술핵 작전 방침까지 공개했다. 고도화된 북한의 핵 위협과 한·미의 확장억제력 강화 대응이 맞물리며 올해 한반도는 역대금 긴장 속에 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이틀 연속 담화를 내고 미국을 겨냥한 ICBM 등 전략핵 위협을 과시했다. 이틀 전 화성-15형 ICBM 발사에 대한 남측 전문가들의 평가 절하를 반박하며 ICBM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부부장 담화는 사실상 김 위원장 메시지로 평가된다.

김 부부장은 화성-15형 ICBM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이 실패했다는 전문가 주장에 “개념도 없는 형편없는 풋내기”라며 “실패했다면 탄착 순간까지 탄두의 해당 신호자료들을 수신할 수가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ICBM 액체연료 주입 관련 ‘앰플화’ 기술 혹평에는 “만들어보지도 못한 것들이 과학기술 자료나 뒤져보고는 남의 기술을 멋대로 평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몰상식”이라고 비판했다.

ICBM 기습 발사 역량을 강조하며 한·미 정찰자산을 조롱했다. 김 부부장은 최고지도부의 발사 명령서에 “오후 시간 중 유리하고 적중한 순간을 판단하여 기습적으로 발사할 데 대한 내용이 있다”며 “공중 정찰에 동원되였던 적 정찰기 7대가 다 내려앉은 15시30분부터 19시45분 사이의 시간을 골라 중요한 군사행동을 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군부 것들은 북의 미싸일 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고 정보 자산을 동원하여 집중감시를 진행하고 있었다는 변명을 지껄일 것이 뻔해 보인다”고 비아냥거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조선중앙TV|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조선중앙TV|연합뉴스

김 부부장은 “분명히 하지만 우리는 만족한 기술과 능력을 보유했다”며 “이제는 그 역량 수자(숫자)를 늘이는데 주력하는 것만이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전술핵뿐 아니라 ICBM 등 전략핵도 기술적 기반을 토대로 다량생산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명시한 것이다. 지난 8일 열병식에서 화성-17형 ICBM 10여기와 고체연료 신형 ICBM을 공개한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1일 신년사 격의 노동당 전원회의 보고에서 “전술핵 다량생산” “핵탄보유량 기하급수적 증가”를 올해 핵무력 개발의 기본 방침으로 천명한 바 있다.

김 부부장은 미국을 향한 전략핵 위협을 끌어올리겠다고 시사했다. 그는 “최근 조선반도 지역에서의 미군의 전략적 타격수단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며 “태평양을 우리의 사격장으로 활용하는 빈도수는 미군의 행동 성격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일본 열도를 넘어 태평양에 떨어지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예고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담화에서 공언한대로 고각이 아닌 정상 각도(30~45도)로 ICBM을 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미국을 상대하는 전략무기 성능의 신뢰성 확보에 몰두하고 있는 상황으로 평가된다. 김 부부장이 이번처럼 남측 전문가들을 비난하며 민감하게 반응한 지난해 12월 담화도 정찰위성 시험 발사 내용이었다. 대미 억제력을 공고히 해 향후 미국과의 협상력을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북한이 20일 오전 600㎜ 초대형방사포 사격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20일 오전 600㎜ 초대형방사포 사격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은 이날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통해 대남 전술핵 위협도 한층 끌어올렸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발사 직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600㎜ 초대형방사포 사격이었다고 신속히 밝혔다. 김 위원장이 지난 1월1일 “남조선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 탑재까지 가능한 것”이라며 극찬한 무기다.

통신은 이 방사포는 “가공할 위력을 자랑하는 전술핵 공격수단”이라며 “4발의 폭발 위력으로 적의 작전비행장 기능을 초토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통화에서 “한·미의 압도적 제공권에 대항해 전술핵으로 사전이나 사후 해당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작전 개념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이라며 “전술핵 실전 사용에 대한 자신감을 강하게 피력했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화성-15형 ICBM 발사(18일), 한·미 연합공중훈련(19일), 북한 초대형방사포 사격(20일) 등 북한 도발과 한·미 대응이 반복되는 정세가 지난해 말처럼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전술핵·전략핵 고도화 목적으로 도발적 군사 행동을 강화하고, 한·미는 이를 억제한다는 명분으로 강도 높은 군사적 연습을 집중 전개하며 한반도의 봄은 악화일로를 걷을 가능성이 크다.

홍 실장은 “북한이 오는 3~4월 빽빽하게 진행되는 한·미 훈련 하나하나에 맞춰 미사일을 쏠 것”이라며 “‘아시아판 나토’의 사전 정지작업인 오는 5월 일본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전후로 위기를 급격히 상승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올해 상반기에는 역대급으로 강력한 위기 국면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이 지난 19일 한반도 상공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응해 미국 전략자산을 동원한 연합공중훈련을 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한국과 미국이 지난 19일 한반도 상공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응해 미국 전략자산을 동원한 연합공중훈련을 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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