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외교장관회의에 박진 장관 대신 2차관 참석…한일·한중 외교장관 회담 불발

박진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다음달 1~2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 박진 외교부 장관 대신 이도훈 2차관이 참석한다고 외교부가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 계기에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한·일 및 한·중 외교장관회담은 불발됐다.

외교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도훈 차관의 ‘대참’을 발표하고 “이번 회의의 주제는 ‘하나의 지구, 하나의 가족, 하나의 미래(One Earth, One Family, One Future)’로, 다양한 글로벌 위기의 효과적 극복을 위해 다자주의, 식량·에너지 안보, 개발협력, 테러 대응, 글로벌 스킬매핑과 재능 풀, 인도 지원과 재난 구호 등을 주제로 주요 20개국간 협력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당초 이 회의에는 박 장관이 참석해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다시 만날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두 사람은 지난 18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를 계기로 만나 한·일 관계 최대 현안인 일제 강제징용 배상판결의 해법을 논의한 바 있다. 그러나 핵심 쟁점인 일본 피고기업의 기부금 조성 참여 문제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따라 두 장관이 이번 뉴델리 G20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다시 만나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하야시 외무상은 국내 의회 일정 때문에 이번 회의 참석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박 장관 대신 이 차관이 회의에 참석하게된 배경에 대해 “장관의 제반 외교일정에 따라 이번 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이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이 G20 외교장관회의에 불참하게 된 배경에는 한·중 외교장관회담 성사가 불투명해진 상황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당초 새로 중국 외교수장 자리에 오른 친강(秦剛) 부장과 이번 회의에서 상견계를 겸한 회담을 추진했으나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박 장관과 하야시 외무상의 대면이 이뤄지지 않게 됨에 따라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던 양측의 강제징용 해법 논의는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또 다음달 1일 윤석열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한·일 관계와 양국 간 현안에 대해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에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