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진막강 핵은 결코 광고·선전용 아냐···지상·공중·바다서 겨눠”

박광연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며 ‘화산-31’ 전술핵탄두를 살펴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며 ‘화산-31’ 전술핵탄두를 살펴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29일 “우리가 보유한 무진막강한 핵은 결코 광고용, 선전용이 아니다”라며 연이틀 공식매체를 통해 한·미 연합훈련을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전날 전술핵탄두를 처음 공개하는 등 핵무력 고도화 수준을 과시하는 동시에 한·미 훈련에 대한 체제 내부의 부담을 거꾸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이날 3면에 ‘미제와 남조선 괴뢰들의 무분별한 전쟁연습 소동에 격노한 온 나라 전체 인민의 격앙된 목소리’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신문은 “3월28일부 당보(노동신문)에 실린 논평원의 글을 본 온 나라 인민은 끓어오르는 분노와 증오심을 억제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날 게재한 한·미 훈련 비난글의 후속성이라고 밝혔다.

이날 신문에 따르면 리영철 석탄공업성 부상은 “우리가 보유한 무진막강한 핵은 결코 광고용, 선전용이 아니다”라며 “온갖 잡다한 핵 전략자산을 깡그리 걷어 모아가지고 실컷 올테면 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주체조선의 핵보검이 얼마나 거대하고 위력한 것인가를 침략자들이 운명을 고하는 마지막 순간에 통절히 맛보게 해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룡철 국제문제연구원 연구사는 “3월에 들어와 미친듯이 감행되는 미제와 그 주구들의 전쟁연습 소동은 정확히 우리 공화국에 대한 핵전쟁 발발을 노린 침략의 전주곡”이라며 “철천지 원쑤 미제에 대한 복수와 분노로 다지고 다져온 주체조선의 강위력한 핵 타격수단이 지상과 공중뿐 아니라 바다 속에서도 미제의 몸뚱이를 겨누고있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했다.

조선중앙TV는 “중부전선의 중요 화력타격 임무를 담당하고 있는 미싸일부대에서 3월27일 관하 구분대들을 중요 화력타격 임무 수행 절차와 공정에 숙련시키기 위한 시범교육사격 훈련을 진행하였다”고 2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조선중앙TV는 “중부전선의 중요 화력타격 임무를 담당하고 있는 미싸일부대에서 3월27일 관하 구분대들을 중요 화력타격 임무 수행 절차와 공정에 숙련시키기 위한 시범교육사격 훈련을 진행하였다”고 2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신문은 “감히 뭐 ‘원산 상륙’과 ‘평양 점령’, ‘참수 작전’이라고?”라며 “입에 올리기조차 서슴어지고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리는 원쑤들의 가증스러운 행태에 온 나라 전체 인민이 격노하여 나섰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신문은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무력 고도화 사업 지도와 각종 핵 전략무기 공중·수중 폭발 시험을 강조했다. 신문은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김 위원장)께서 지도하시였다는 혁명활동보도와 함께 28일부 당보에 실린 미싸일 발사훈련 소식, 수중 전략무기체계 시험이 진행된 소식을 또 다시 크나큰 흥분 속에 받아안으면서 우리 인민이 다시금 심장 깊이 새겨안은 필승의 신심”을 강조했다.

전날 신문은 김 위원장의 지난 27일 핵무기 병기화 사업 지도를 보도하며 ‘화산-31’이라는 이름의 전술핵탄두 실물을 처음 공개했다. ‘핵 방아쇠’로 불리는 국가 핵무기 종합관리체계의 존재도 공개하며 각종 핵무기를 통합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전날에도 ‘미국과 그 주구들의 군사연습소동의 엄중성을 평함’이라는 글을 통해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의 한반도 전개를 “노골적인 선전포고”라고 맹비난했다. 신문은 지난 17일에도 ‘폭발전야에 이른 조선반도 정세의 근원을 논함’이라는 글에서 “우리의 핵무력은 결코 광고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핵무기를 “임의의 시각에 따라 선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들어 대다수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 한·미 훈련 비난 글을 잇따라 게재한 모습은 이례적이다. 그간 한·미 등 대외 현안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은 노동신문 등 공식매체보다는 우리민족끼리 등 선전매체를 위주로 상시적으로 이뤄져왔다.

한·미 훈련을 빌미로 속도를 높이고 있는 핵무력 고도화 성과를 내부에 과시하는 동시에 한·미 훈련에 대응하기 위한 체제 결속을 도모하는 의도로 보인다. 그만큼 대대적으로 전개되는 한·미 훈련에 대한 북한 내부의 불안감 또는 부담감이 상당하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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