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무장지대 내 추가 지뢰 설치…국경선 긋기 의도?

정희완 기자

경의선·동해선 등에 이어 추가 매설 포착

남북관계 ‘적대적 두 국가 관계’ 기조 후속 조치

군 “경계선 긋기 의도는 분석 중”

2018년 11월 강원 철원 비무장지대 내 화살머리고지에서 전술도로 연결 작업에 참여한 남북 관계자들이 악수를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2018년 11월 강원 철원 비무장지대 내 화살머리고지에서 전술도로 연결 작업에 참여한 남북 관계자들이 악수를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북한이 최근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추가로 지뢰를 매설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앞서 남북을 잇는 경의선과 동해선 육로 등에 지뢰를 설치했는데, 그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군 당국은 북한의 지뢰 매설이 일종의 ‘국경선’을 그으려는 것인지 등 그 의도를 분석하고 있다.

17일 군 당국의 말을 종합하면, 북한은 지난 4월부터 DMZ 내 북측 지역에서 지뢰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경기와 강원 북부 등에 인접한 북측 여러 곳에 걸쳐 관련 움직임이 포착됐다. 주로 황무지나 들판 등에 지뢰를 심는다고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병력 100~200명가량을 동원했다. 한차례 중장비도 DMZ 내 반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이번 지뢰 매설은 북한이 남북관계를 ‘국가 대 국가’로 가져간다는 기조의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해 말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에 있는 교전국 관계’로 규정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접경 지역의 북남 연계 조건들을 철저히 분리하기 위한 단계별 조치를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사이 남북의 화해와 교류를 상징하는 주요 길목에 지뢰를 설치했다. 경의선과 동해선 육로 등이다. 경의선 육로는 과거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들이, 동해선 육로는 금강산 관광객과 이산가족들이 오가는 길이었다. 두 육로는 또 남북회담이나 체육 및 문화 관련 교류를 위한 남북 인사들의 통로로 이용됐다. 북한은 DMZ 내 화살머리고지에 있는 ‘전술도로’에도 지뢰를 심기도 했다. 남북은 2018년 9·19 군사합의에 따라 화살머리고지에서 공동 유해발굴을 진행하기 위해 지뢰를 제거하고 길을 낸 바 있다.

북한의 잇따른 지뢰 매설은 남북관계의 단절을 보다 가시적으로 드러내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에서 ‘국경’이라는 표현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앞서 헌법 개정을 통해 영토조항을 넣겠다고 밝히기도 했다”라며 “그 일환으로 실제적인 행동 차원에서 지뢰를 통해 물리적인 장벽까지 확실하게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짚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논평을 통해 오는 8월 진행될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비난하며 ‘남쪽 국경’이라는 표현을 썼다. 통신은 UFS를 두고 “우리 공화국을 정조준하고 우리의 남쪽 국경 가까이에서 벌어지게 될 핵타격 훈련”이라고 했다.

군 당국도 북한이 DMZ 내 지뢰를 촘촘하게 매설해 이를 일종의 국경선으로 활용하려는 것인지 등을 추가로 분석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의 활동을 감시·추적하고 있고, 필요한 사안은 유엔군사령부와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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